[TV 탐구 생활] “배낭여행, 이것만 피해도 프리티 코리안” ‘꽃청춘’으로 본 여행 매너

입력 2016-03-15 00:04  

‘꽃보다 청춘’이 아프리카 여행 중 몰상식한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제작진은 편집의 실수라며 공식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청춘들의 치기 어린 해프닝쯤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여론은 여전히 냉담하다. 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가 전파를 타며 불러올 파급력과 청춘이라는 미명 하에 잘못된 행동을 따라할 수많은 예비 여행객들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꽃보다’ 시리즈는 과거에도 비매너 행동을 일삼는 출연진들의 행동이 여과없이 방송되면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웃고 넘어갔지만 한 번 쯤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민폐 에피소드들을 되짚어봤다.

▲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나체 수영&가운차림으로 호텔 조식을?



누가 봐도 비신사적인 행동이었다. 수영장에 일행 외 아무도 없었다한들 속옷차림으로, 그것도 샤워도 하지 않은 채 수영장에 들어가거나 옷을 모두 벗고 입수하는 행동은 문제가 될 만 했다. 더불어 가운에 실내용 슬리퍼 차림으로 호텔 로비와 레스토랑을 활보한 행동 역시 기본예절에 어긋난 것이 분명했다. 옆에 살짝 비춘 외국인 가족의 표정을 본 시청자라면, ‘진정한 청춘’이라는 포장에도 싸늘한 여론의 반응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이라 본다. 지난달 제작발표회 당시 류준열은 “제가 불법적이거나 민폐인 행동은 안하는데 이번엔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나체 수영을)하자고 했다”라고 언급했던 바 있다. 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해서 무시해도 되는 상식이란 없다. 여러 투숙객이 함께 이용하는 장소에서 속옷차림으로, 또는 속옷을 벗고 풀을 이용한 행동은 분명 잘못이었다.

-호텔방 아니죠, 캠핑장이죠



‘동물의 왕국’이라 불리는 에토샤 국립공원 내 캠핑장에 짐을 풀게 된 네 명의 청춘들. 방송에도 나왔지만 수많은 야생동물들과 각국의 캠핑족이 함께 쓰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독립적인 호텔방이 아닌 만큼 밤 늦은 시간까지 방송용 라이트를 켠 채, 술을 마시고 떠드는 행동 역시 누군가에겐 피곤한 일이 될 수도 있다.

-혹시 보답한 장면은 편집됐나요



여행경비가 한정돼있는 만큼 최소한의 비용으로 여행하려는 청춘들의 절약 정신은 시청자들도 이해한다. 하지만 무조건 아끼고 빌붙으며 최소비용으로 여행하는 것만이 성공적인 여행일까. 매번 당연한 듯 필요한 물건을 빌리고 부탁하는 행동 역시 민폐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물건을 빌린 후 작게나마 보답하는 장면은 혹시 편집된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 많았다.

-인증샷, 때에 따라선 민폐가 될지도 몰라요



청춘들은 화려한 음식 사진을 찍기 위해 레스토랑 의자에 올라가 사진을 찍기도 했다. 물론 숙소와 맞바꿔가며 얻은 호화로운 만찬에 들뜬 마음 역시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잠깐 사진 찍는 건데 괜찮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일상 속 대부분의 결례는 이같은 `나 하나쯤`이란 안이한 생각 때문에 발생하곤 한다.

▲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절약 정신, 의도는 좋았지만...




따뜻한 네 남자의 아이슬란드 여행기에서도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던 장면이 있었다. 아이슬란드의 청춘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카페에서 커피 한 잔만 주문한 후 빈 컵과 뜨거운 물 한 잔을 추가로 요청해 나눠 마셨다. 물론 돈을 아껴 쓰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카페 내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성인 3명이 커피 한 잔만 주문한 것은 국내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만한 행동이었다.

▲ ‘꽃보다 할배-스페인’


-호텔 객실 내 취사라니요?



취사금지가 기본인 호텔에서 찌개 등의 음식을 해먹는 장면은 이미 ‘꽃보다 할배’ 방송 당시 지적된 바 있다. ‘꽃보다 할배-스페인’편에서 이서진은 객실 내 화장실에서 양파, 감자 등의 식재료를 손질해 된장찌개를 끓였다. 한국음식 특유의 강한 냄새는 쉽게 퍼지고 잘 빠지지 않을뿐더러 식재료 손질로 인한 세면대 하수구 막힘, 객실 내 취사로 인한 화재의 위험 등 다른 투숙객들에게 피해를 줄 요소가 많았다. 여행지에서 요리하고 싶다면 취사가 가능한 숙박업소 예약이 우선이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편에서 호텔 조식을 주머니에 챙기는 장면, 다른 이가 먹다 남긴 음식을 먹는 장면 등을 방송의 파급력을 고려해 자제했어야 하는 행동으로 꼽고 있다. 물론 출연진들이 여행 중 들뜬 기분에 평소 하지 않았던 실수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이 전파를 탔을 때, 비상식적인 행동들이 그저 단순한 일탈 쯤으로 여겨질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이 같은 추태를 한 때의 추억이라 여기며 따라하는 청춘들이 없어야 함은 당연하다.(사진=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꽃보다 할배-스페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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