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태인(사진=삼성 라이온즈) |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은 넥센 우완 투수 김대우를 얻었고, 넥센은 삼성 내야수 채태인을 얻게 됐다.
지난 겨울, 삼성은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선언했다. 이는 중복 포지션의 교통정리를 통해 투수 자원을 얻겠다는 방침이었다. 그 과정에서 이미 채태인이 유력한 카드라는 것은 암묵적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따라서 채태인의 트레이드는 결코 충격적인 일은 아니었다. 트레이드에 대한 구단들의 득실 평가는 훗날 이루어지겠지만 삼성과 채태인에게는 win-win이었음이 분명하다.
삼성, 포지션 교통정리와 불펜을 보강하다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이 해결한 것은 첫 번째로 중복 포지션의 정리였다.
붙박이로 예상되는 최형우와 박한이를 제외해도 삼성의 외야 자원으로는 박해민과 배영섭이 있다. 또한 구자욱도 외야 수비가 가능한 자원이다. 만약 이들이 외야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친다면 두 명은 벤치로 밀려나야 한다. 그런데 남은 2명도 주전급의 기량이라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백업 자원도 주전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력이 탄탄해 질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전력을 극대화 할 수 없다는 것은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었다.
만약 구자욱이 1루에 들어가고 박해민 혹은 배영섭이 외야 한 자리에 들어간다고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베테랑 채태인은 여전히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런데 벤치에 앉혀두는 것은 역시나 손해가 더 크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교통정리는 시급한 과제였다. 물론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프렌차이즈 선수의 트레이드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삼성은 팀의 미래를 위해, 선수를 위해 과감한 결정을 한 것이다.
또한 올 시즌 삼성의 불펜은 물음표다. 확실한 마무리 임창용이 방출됐고, 필승카드 안지만의 거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따라서 삼성은 즉시 전력감의 불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했다. 트레이드의 성공 여부는 예측할 수 없으나 1군에서 뛸 수 있는 자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번 트레이드는 반드시 필요했던 선택이었다.
채태인 고척돔 입성, 새로운 기회다
삼성은 팀의 미래를 위해 채태인이 아닌 구자욱을 선택했다. 만약 채태인이 삼성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기회가 박탈됐을 것이다. 또한 채태인의 나이를 고려한다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채태인의 서비스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예상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채태인은 여전히 좋은 자원이다. 채태인은 최근 3년 연속 3할을 기록했고, 최근 3년 동안 한 시즌 평균 107경기 정도를 소화했다. 시기적으로 시즌 개막 열흘을 앞두고 트레이드가 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 될 수 있으나 오히려 더 많이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넥센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1루수겸 4번 타자 박병호가 팀을 떠났다. 이로 인해 1루와 외야 수비가 가능한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을 영입했다. 또한 윤석민을 비롯해 1루수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1루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검증된 1루 자원이 없다. 게다가 주전 외야수였던 유한준도 이적을 하면서 타선의 힘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채태인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은 삼성보다 더 많은 역할이 주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