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 폭행행위는 옛말이라고 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선임이란 이유로 후임을 때리겠냐고도 했다.
하지만 2년 전 2014년, 요즘 세상에 우리는 군대가 은폐하려고 했던 군대 내 가혹행위 사망군인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A일병 사건이다. 당시 21살에 불과했던 A일병은 동료 병사들과 냉동 만두를 나누어 먹던 중 선임병 4명에게 정수리와 가슴 등을 맞고 쓰러진 후 그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구타와 폭행을 당하다가 결국 음식물이 기도를 막아 뇌사상태에 빠진 후 사망하였다.
군당국은 당시 단순히 냉동식품을 먹던 중 우발적 다툼에 의한 폭행치사로 사건을 축소하려 하였으나 여러 증언들이 쏟아지면서 무려 4개월에 걸친 가혹한 폭행행위의 전말이 드러났는데,폭행은 기본이고 성기에 안티프라민을 바르거나 치약 한통을 다 먹이는가 하면 잠을 안재우고 기마자세를 세우는 등 끔찍한 가혹행위에 대한민국은 충격에 빠졌었다.
심지어 군부대 대대장은 A일병 사망 후 사건이 커지기 전에 A일병 어머니에게 "가해자들을 용서하라"라는 식의 문자를 보냈다고 하니 군부대의 가혹행위에 대한 병사들의 전반적인 인식수준을 엿볼 수 있다.
신고제도가 마련되어 있어 군 인권센터에 도움을 청할 수 있지만 종종 가혹행위를 신고하면 이른바 `관심병사` 취급을 받으며 배신자로 낙인찍히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2008년 10월 말에도 가혹행위로 인해 무려 3번이나 상부에 소원수리를 했으나 무시당해, 결국 가혹행위를 가하는 선임과 근무를 세워 이등병이 소총으로 자살하는 일도 있었다.
A일병 사건 때만 해도 A일병 부대의 부대장이 소원수리함을 철거한 정황이 발각되기도 했다.
결국 신고도 하지 못하고 전역하는 날만 기다리지만 막상 전역을 한 후에는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군대 내 사건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군을 떠나고 나면 잊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최근에는 폭행이나 가혹행위의 피해자들이 전역 후에 가해자들을 고소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비록 군복무 시절 가혹행위를 저지르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전역하였어도 여전히 군형법의 적용을 받아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며, 다만 군인 신분이 아닌 민간인이기 때문에 재판 진행은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에서 진행하게 된다.
군법무관 출신으로 군형사 전문변호사인 천창수 변호사는 "전역하여 신분이 민간인으로 바뀌었다 하여도 폭행이나 가혹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한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하다. 아무래도 군사법원의 경우에는 지휘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군대의 특수성이 배제되기 힘들다. 그러므로 가해자가 전역한 후 일반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면 좀 더 공정한 처벌이 가능하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주요 소송대상으로는 형법상 폭행죄, 협박죄, 명예훼손 그리고 민사는 손해배상 등이 있다.
단, 군대의 반입금지품목 조항으로 증거확보가 힘들 경우 증거보다는 증인을 모아두면 재판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군대 내의 폭력과 가혹행위는 절대로 필요악이 아니다.
폭력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절대로 정당화가 될 수 없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
만일 두려움으로 소송을 망설이고 있다면 최근에는 군형사를 전문으로 변호하는 변호사들이 많은 승소를 이끌어내고 있으니 좀 더 용기를 내어 가해자들을 단죄하기를 바래본다.
<도움말: 법무법인 한중 천창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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