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범 ‘징역 3년’ 확정…음주운전은 무죄, 자백했는데 왜?

입력 2016-03-25 02:18   수정 2016-03-25 09:23



지난해 국민적 공분을 샀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범인에게 징역 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등 혐의로 기소된 허모(38)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허씨는 지난해 1월10일 오전 1시30분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채 윈스톰 승용차를 운전하다 길을 건너던 강모(당시 29세)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허씨는 뺑소니를 한 뒤 망가진 차량을 직접 수리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다가 수사망이 좁혀오자 19일 뒤인 같은달 29일 경찰에 자수했다.

1심은 "주취 정도를 알 수는 없지만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후 운전했다. 시야를 가릴 만한 장애물은 전혀 없어 전방을 제대로 주시했다면 사고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도 형량이 너무 많다는 허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사고를 내기 전 소주 4병을 마셨다는 피고인의 진술에도 이를 증명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음주음전 혐의는 끝내 무죄로 결론났다.

검찰은 사고 전날 밤 허씨와 술을 마신 직장동료들의 진술을 토대로 음주량을 소주 900㎖로 놓고 허씨의 몸무게 등을 대입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0.162%로 추산했다.

그러나 법원은 "허씨가 섭취한 알코올의 양, 음주 종료시각, 체중 등 전제사실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며 음주운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1% 이상`으로 낮춰 공소장을 변경했지만 무죄 판결을 뒤집지는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피고인의 자백 등에만 의존해 적용되는 위드마크 계산법은 법정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이라는 견해다.

한 법조인은 "법정에서 혐의가 인정되려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하는데 위드마크 계산법은 그런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법원이 음주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사고의 원인에 음주운전이 있음은 분명하다고 판단, 형량에는 일부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사망한 강씨는 임신 7개월차 부인에게 줄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중 사고를 당해 `크림빵 아빠`로 불렸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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