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몬-피노(사진=kt 위즈) |
어윈과 시스코의 재현일까?
2016 KBO리그는 어느 덧 시범경기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제 일주일 후면 시즌 개막과 함께 `진짜 시즌`이 펼쳐진다. 10개 구단들은 시즌 개막을 위한 마지막 점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진입했던 kt 위즈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소총부대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대포군단으로 변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직은 강팀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올 시즌은 기존 구단들과 동일 선상에서 출발할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은 있다.
신생 구단 지원 마지막 시즌으로 kt는 올 해도 외국인 선수 4명 보유 3명 출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kt는 지난 시즌과 동일하게 외국인 투수 3명, 타자 1명을 선택했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선발 자리를 지켜준다면 당장의 성적과 유망주들의 육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외국인 투수들이 성적을 내준다는 조건이다. 지난 시즌처럼 외국인 투수가 흔들린다면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상황이 좋지 못하다.
밴와트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인 마리몬과 피노는 최악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마리몬은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를 거두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이 무려 7.07이다. 문제는 들쑥날쑥한 제구력이다. 14이닝을 소화하면서 무려 10개의 볼넷을 허용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25일 한화 전에서도 3개의 볼넷과 함께 홈런 포함 7피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을 했다.
1회 4실점 이후 더 이상 실점은 없었으나 깔끔한 피칭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마디로 꾸역꾸역 이닝을 소화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외국인 투수의 공통점인 스트라이크 존 적응이 급선무이다. 25일 경기만 놓고 본다면 좌타자 인코스 높은 쪽을 공략했지만 심판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물론 심판마다 스트라이크 존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마리몬이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트라이크 존을 빨리 적응해야 한다.
상황은 다소 다르지만 피노 역시 부진한 것은 동일하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9일 두산과 경기에서 피노는 5이닝 무실점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16일 경기에서는 4.1이닝 동안 5실점을 했고 22일 KIA전에서는 5이닝 8실점을 했다. 문제는 많이 맞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2경기에서만 무려 25안타를 허용했던 것. 일단 피노는 상대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3경기 동안 14.1이닝을 소화해 단 3개의 볼넷을 내줬다는 것. 다시 말해서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참고로 피노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2패 8.1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무려 0.394나 된다. 아직 낯선 리그에서 적응을 하는 시기라고 하지만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두 투수가 정규시즌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kt는 지난 시즌과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kt는 지난 해 크리스 옥스프링과 함께 필 어윈, 앤디 시스코의 투수 3명 체제를 선택했다. 에이스 역할을 했던 옥스프링과 다르게 어윈과 시스코는 시즌 출발부터 난타를 당하며 연전연패를 했고, 결국 시즌을 다 치르지 못하고 퇴출 됐다. 물론 kt에게는 반전의 계기가 됐지만 올 시즌도 동일한 상황이 반복된다면 곤란하다.
부진한 모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마리몬과 피노에게 4월 한 달은 매우 중요하다. 만약 4월에도 동일한 모습을 보여줄 경우 이별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