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 외신캐스터
엔화가치 초강세…달러당 110엔 일시 붕괴
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장중 한 때 달러당 110엔대를 기록하면서 약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습니다.올 초부터 엔화가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10엔 선도 위태로워졌는데요.오늘 새벽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실제로잠시이 110엔선이 붕괴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109.94엔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5일 오후 4시 1분 시점에 엔·달러 환율은 1달러에 110.30엔까지 떨어지면서,일본은행이 추가 금융 완화를 결정했던 2014년 10월 31일 이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엔·달러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엔화 가치가 상승한다는 말인데요.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달러화 대비 8.7% 오르면서 주요 10개국 통화 가운데 최고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엔화 가치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대폭 상승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어제 오후한 때엔화 가치는 1유로에 125.30엔까지 상승폭을 넓히기도 했구요. 6시21분 시점에는 1유로에125.55~125.59엔으로 전일 오후보다 1.35엔 급등한 상태였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필요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면서 구두개입에 나섰습니다.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외환 변동성이 급증할 경우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환율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따라서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엔화 가치 급등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높아졌구요.이러한 발언에 따라 엔·달러 환율은 110엔대 후반으로 물러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현지시간 5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는 피해야 하며 외환시장에 개입해서도 안된다고 말하면서, 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 가치 절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전문가들은 세계 정상들이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기로 합의한 상황인 만큼 일본의 행보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엔화 가치를 다시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15732엔대에 마감하면서 6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불안정한 장세를 보인 것도 일본 정부가 구두개입에 나서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외환 전략가는일본은행은 엔화 강세뿐만 아니라 증시 하락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면서,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이 또 나올 수 있겠지만, 엔·달러 환율이 110엔 밑까지 떨어지기 전에는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습니다.마사푸미 야마모토 미즈호증권 수석 외환 전략가는달러가 반등하려면 유가 급락과 미 국채 금리의 하락세가 멈춰야 한다면서,일본 정부는 향후 추가 양적완화실시 여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엔화 초강세 현상과 전망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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