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味元의 아버지' 대상그룹 창업주 林大洪 명예회장 별세

입력 2016-04-06 15:08  

`국민 조미료` 미원을 만들어낸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가 지난 5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대상그룹은 6일 "임 창업회장이 서울 강북 삼성병원에서 어제 오후 8시57분께 노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장례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1920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임 창업회장은 국내 조미료 시장의 새 지평을 연 인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1세대 대표 기업인 중 한 명으로, 경영 뿐만 아니라 식품 연구가로도 널리 인정받았다.

국산 조미료가 없던 시절인 1950년대 임 창업회장은 당시 감미료 원조 기술을 갖고 있던 일본에 직접 건너가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 제조 방법을 습득하고 돌아와 1956년 동아화성공업(주)을 설립하고 `미원`(味元)을 만들어냈다.

순수 국내 자본과 기술로 만들어낸 국내 최초 발효조미료 `미원`은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고, CJ제일제당 `미풍`과의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국민 조미료의 반열에 올랐다.

올해로 출시 60년을 맞은 미원은 `MSG 유해성` 논란을 겪기도 했으나 최근 수년간 소매점 판매량이 증가하고, 해외 수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은둔형 경영자`로 불렸던 임 창업회장은 제품 개발과 경영에만 주력한 점이 다른 대기업그룹 총수와 차별되는 대목이다.

미원그룹의 맥을 이은 대상그룹이 숱한 1등 상품을 만들어내며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데는 임 창업회장의 이같은 경영 스타일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7년 아들인 임창욱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뒤에도 2000년대 초반까지 대상 사옥 뒤에 연구실을 두고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류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2005년 1월 부인 박하경 여사가 향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후에는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조용한 노년을 보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8일 오전 7시, 장지는 전라북도 정읍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아들인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과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 딸 임경화씨와 사위 김종의 백광산업 회장, 손녀인 임세령, 임상민 대상 상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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