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은 6일 "임 창업회장이 서울 강북 삼성병원에서 어제 오후 8시57분께 노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장례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1920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임 창업회장은 국내 조미료 시장의 새 지평을 연 인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1세대 대표 기업인 중 한 명으로, 경영 뿐만 아니라 식품 연구가로도 널리 인정받았다.
국산 조미료가 없던 시절인 1950년대 임 창업회장은 당시 감미료 원조 기술을 갖고 있던 일본에 직접 건너가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 제조 방법을 습득하고 돌아와 1956년 동아화성공업(주)을 설립하고 `미원`(味元)을 만들어냈다.
순수 국내 자본과 기술로 만들어낸 국내 최초 발효조미료 `미원`은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날개돋친 듯 팔려나갔고, CJ제일제당 `미풍`과의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국민 조미료의 반열에 올랐다.
올해로 출시 60년을 맞은 미원은 `MSG 유해성` 논란을 겪기도 했으나 최근 수년간 소매점 판매량이 증가하고, 해외 수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은둔형 경영자`로 불렸던 임 창업회장은 제품 개발과 경영에만 주력한 점이 다른 대기업그룹 총수와 차별되는 대목이다.
미원그룹의 맥을 이은 대상그룹이 숱한 1등 상품을 만들어내며 업계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데는 임 창업회장의 이같은 경영 스타일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7년 아들인 임창욱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뒤에도 2000년대 초반까지 대상 사옥 뒤에 연구실을 두고 고추장, 된장 등 전통 장류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왔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2005년 1월 부인 박하경 여사가 향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후에는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조용한 노년을 보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8일 오전 7시, 장지는 전라북도 정읍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아들인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과 임성욱 세원그룹 회장, 딸 임경화씨와 사위 김종의 백광산업 회장, 손녀인 임세령, 임상민 대상 상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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