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저예산 독립영화 시상식 들꽃영화상(집행위원장 달시 파켓, 운영위원장 오동진)이 지난 4월7일 세 번째 시상식을 개최하고 대상 및 극영화, 다큐멘터리 감독상 등 총 14개 부문의 수상작을 시상했다. 또한 그 어느 해보다 수상결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만큼 300여명이 시상식을 찾아 뜨거운 관심과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대상은 영화 <산다>의 박정범 감독이 수상했으며, 극영화 감독상은 영화 <마돈나>의 신수원 감독이, 다큐멘터리 감독상에는 <울보 권투부>의 이일하 감독이 수상했다.
대상을 수상한 박정범 감독은 영화에 출연한 부친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고 밝히며 함께 수상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박정범 감독의 부친이며 영화 출연자이기도 한 박영덕 배우는 "아버지인 내가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출연료가 들지 않아서"라는 아들에 대한 안쓰러움을 담은 솔직한 발언으로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독립영화 감독으로 고된 행보를 이어가는 아들의 수상에 감사와 향후에도 끊이지 않는 지지를 부탁했다. 아버지 박영덕 배우의 소감에 이어 박정범 감독은 "지금 부조리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들에 끊이지 않는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극영화 감독상을 수상한 신수원 감독은 시상자로 나선 소설가 공지영 작가에게 트로피를 건네 받은 뒤 "공지영 작가는 처음 뵙는다. 이 인연으로 향후 판권을 싸게 팔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농담섞인 바램을 밝히며 눈길을 끌은 그는 "독립영화의 독립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이 후 작품 활동을 위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수상 자축하며 노래 한 소절을 자청한 그는 수상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마돈나`의 명곡 `라이크 어 버진`을 불러 참석자들에게 웃음꽃을 선사했다.
다큐멘터리 감독상은 일본에서 차기작을 촬영 중인 이일하 감독 대신 조은성 프로듀서가 시상대에 올랐다. 그는 이일하 감독의 차기작 역시 수상작인 <울보 권투부>처럼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밝히며, 영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에 더불어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극영화 신인감독상은 영화 <소셜 포비아>의 홍석재 감독이 그리고 다큐멘터리 신인감독상은 영화 <레드 툼>의 구자환 감독이 각각 수상했다. 전년도 대상 수상자인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으로부터 트로피를 건네 받은 홍석재 감독은 "신인상은 평생 한번 받는 거라 더욱 감사드린다."는 감사의 말을 전한 뒤 "<소셜포비아>를 본 관객들이 `불편하다`고들 했는데, 독립영화는 그것이 칭찬인 것 같더라."며 앞으로 독립영화다운 고민을 담은 영화를 선보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참석을 위해 경남 창원에서 올라왔다고 밝히며 눈길을 끈 구자환 감독은 현재 <레드 툼> 2탄을 제작 중이라고 밝히며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김민희, <한여름의 판타지아>의 김새벽, <꿈보다 해몽>의 신동미, <인 허 플레이스>의 윤다경,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 등이 후보에 오르며 박빙의 경합으로 관심이 집중되었던 여우주연상은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이 수상했다.
마치 봄꽃이 가득 핀 것 같은 아름다운 미니 드레스를 입고 시상대에 오른 배우 이정현은 "안국진 감독님께서 수남을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연출해 주셔서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며 자신을 캐스팅 해준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또한 앞서 화제가 되었던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수상을 언급하며 "청룡 때만큼이나 기쁘고 벅차다"며 들꽃영화상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 날 시상식에는 수상자만 참석하는 여느 시상식과 달리 해외에 체류 중인 김민희를 제외한 김새벽, 신동미, 윤다경 등이 참석하여 수상자에 대한 축하의 박수를 보내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역시 대상 수상작인 <산다>의 박정범을 비롯하여 <한여름의 판타지아>, <소셜포비아>의 이주승, <사랑이 이긴다>의 장현성,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정재영 등의 경합으로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없었던 남우주연상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정재영에게 돌아갔다.
출연 영화 관련 자리 외에는 좀처럼 모습으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배우 정재영은 오늘 수상을 계기로 "나부터 할 수 있는 독립영화 사랑을 실천하겠다."며 "더 자주 독립 영화 전용관 등을 찾아 스크린으로 독립영화를 관람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남우주연상 후보들 역시 수상자인 정재영 외에도 박정범, 이주승 및 이와세 료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이와세 료는 이번 영화상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서 내한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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