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수원삼성블루윙즈 |
골키퍼 노동건이 사흘만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 축구장 골키퍼 입장에서 가장 까다롭다고 하는 페널티킥을 두 차례나 막아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한국)가 한국 시각으로 19일 오후 7시 일본 오사카에 있는 스이타 시티 풋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G조 5라운드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겨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훨씬 높였다.
수원 블루윙즈는 16강 진출을 위해 이 경기가 마지막 희망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다보니 매우 공격적인 전술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새내기 골잡이 김건희를 맨 앞에 두고 `염기훈-산토스-권창훈-고차원`이 그 뒤를 받쳐주었다.
흐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전반전에 선취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하던 차에 뜻밖에 뒤통수를 먼저 얻어맞았다. 35분에 감바 오사카 풀백 니와 다이키의 과잉 행동에 속아 염기훈의 반칙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적발된 것이다. 알리 하산 에브라힘 압둘라비(바레인) 주심이 니와의 다이빙 동작에 제대로 속아넘어간 것이다. 수원 선수들은 억울하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페널티킥을 차기 위해 나선 감바 오사카 공격수는 우사미 다카시였다. 그런데 그의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수원 골키퍼 노동건이 기막히게 막아낸 것이다. 곧바로 이어진 감바 오사카의 2차 슛도 노동건이 왼쪽으로 몸 날려 막아냈다. 이 순간 경기가 중단되었다. 페널티킥 순간을 판정하던 심판들이 노동건 골키퍼가 두 발짝 이상 앞으로 먼저 나온 것을 지적한 것이다. 페널티킥을 방어하는 골키퍼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수원으로서는 억울했지만 다시 페널티킥을 막아야했다. 그런데 이 두 번째 페널티킥도 노동건이 날았다. 왼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잡아낸 것이다. 지난 해까지 일본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우사미 다카시가 도저히 고개를 들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 위기를 넘긴 수원 블루윙즈는 후반전 초반에 승부를 걸었다. 49분에 `염기훈-김건희`로 이어진 패스가 공간으로 빠져들어가는 공격형 미드필더 산토스에게 전달되었고 그의 오른발 슛이 감바 오사카의 골문을 갈랐다. 그리고 8분 뒤에 역시 산토스의 페널티킥 추가골이 터졌다. 감바 오사카 수비수 곤노 야스유키의 핸드 볼 반칙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감바 오사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88분에 바로 그 곤노 야스유키가 발리슛 만회골을 터뜨렸다. 그래도 동점골을 내주지 않은 덕분에 수원 블루윙즈는 귀중한 1승을 챙기고 돌아올 수 있었다. 다음 달 3일 빅 버드에서 벌어지는 상하이 상강과의 마지막 라운드에서 승리한다면 2위 자격을 얻어서 16강에 당당히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상하이 상강은 멜버른 빅토리와의 홈 경기에서 3-1로 이겨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위를 확정지어 16강에 선착했다.
2016 AFC 챔피언스리그 G조 결과(19일 오후 7시, 스이타 시티 풋볼 스타디움-오사카)
★ 감바 오사카 1-2 수원 블루윙즈[득점 : 곤노 야스유키(88분) / 산토스(49분,도움-김건희), 산토스(57분,PK)]
◇ G조 현재 순위(2위까지 16강 진출)
1 상하이 상강(중국) 12점 4승 1패 10득점 5실점 +5 ***** 16강 진출 확정
2 멜버른 빅토리(호주) 6점 1승 3무 1패 5득점 6실점 -1
3 수원 블루윙즈(한국) 6점 1승 3무 1패 4득점 4실점 0
4 감바 오사카(일본) 2점 2무 3패 3득점 7실점 -4 ***** 탈락 확정
◇ G조 남은 경기 일정(5월 3일, 왼쪽이 홈 팀)
☆ 수원 블루윙즈 - 상하이 상강
☆ 멜버른 빅토리 - 감바 오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