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 이하 제주)발 골 폭풍이 이근호(31)의 합류로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올 시즌 제주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득점(13골)과 도움(11개)은 서울(16골, 12도움)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슈팅수는 총 111개로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화끈한 공격축구로 재미뿐만 아니라 홈 무패 및 4경기 연속 무패(2승 2무)를 질주하며 호정석(4위)까지 거머쥐고 있다.
돌풍의 중심에는 바로 이근호가 서 있다. 득점수 증가는 물론 공격의 다양화까지 이뤄지고 있다. 제주는 이근호가 합류하기 전에 치른 3경기에서 총 4골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3골은 수비진(이광선, 권한진, 정운)에서 터졌다. 하지만 이근호가 합류한 10일 수원전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총 4경기에서 무려 9골이 터졌으며 이 중에서 6골이 1~2선 자원에 집중됐다. 이근호에 대한 상대의 견제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레 동료들의 공격 패턴과 루트가 원활해졌다. 지난 23일 성남전에서는 첫 선발로 나서 0-2로 뒤진 상황에서 홀로 멀티골을 터트리며 해결사 본능까지 뽐냈다.
기록지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무패의 모멘텀도 얻었다. 제주는 이근호가 합류한 후 4경기 연속 무패(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몸 상태는 100%는 아니지만 K리그뿐만 아니라 월드컵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이근호의 존재가 위기 상황마다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근호의 합류로 제주에 대한 관심도 대내외적으로 커졌다. 이근호의 데뷔전이었던 수원전에는 평균관중을 상회하는 8317명의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으며 이근호 본인도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25일 방영된 비바 K리그에서는 트랙터를 타고 등장해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14년 상주 상무 시절 K리그 올스타전 당시 트랙터를 타고 경기가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등장하는 홍보 영상으로 커다란 화제를 뿌렸던 이근호는 제주에서도 트랙터를 타고 풍성한 골밭을 일구겠다는 각오로 다시 한 번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이근호는 "제주가 나를 필요로 했고 나도 제주를 필요로 했다. 제주가 나를 영입한 것은 단순히 공격포인트 때문이 아니다. 나는 베테랑 선수로 팀에 공격포인트 이상의 도움을 줘야 한다. 팀을 위해서라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 = 제주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