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탐구 생활] “포스터가 잘못했네” 포스터만 보고 오해한 영화 4편

입력 2016-04-28 08:01  

"사람의 첫인상은 3초 안에 결정된다"는 말은 영화 포스터에도 해당된다. 일반적으로 포스터는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아 더 많은 관객을 모으기도, 몰아내기도 한다. 수많은 영화 포스터 중, 실제 영화 내용과는 살짝 다른 뉘앙스로 아쉬움을 남긴 작품들을 모아봤다.

▲지구를 지켜라

당황스러운 포스터는 이 작품을 빼고 논할 수 없다. 2003년 개봉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회자되는 전설의 영화, ‘지구를 지켜라’다. 일단 `지구를 지켜라`는 스토리 전개부터 배우들의 연기, 극적 긴장감, 곳곳에 배치된 유머코드까지 빼놓을 게 없는 수작이다. 하지만 마치 어린이용 영화나 코미디물을 연상케 하는 해맑은 포스터로 흔하고 가벼운 분위기의 영화라는 인상을 주고 말았다. 물론 극중 코미디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블랙 코미디류에 가깝다. 내용 역시 사회적 약자, 세상의 부조리 등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스릴러, 블랙 코미디의 요소를 적절히 조합한 포스터였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개봉 당시 흥행 몰이는 실패했지만, 해외에서는 작품상을 받으며 인정받았고, 국내에서도 뒤늦게나마 영화 팬들의 눈에 띄어 시대를 앞서간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구를 지켜라`의 해외 포스터다. 유쾌하면서도 다크한 B급 정서가 좀 더 자연스럽게 드러난 느낌이다.

▲끝까지 간다

2014년 개봉한 영화 `끝까지 간다`는 `기대 안했는데 의외로 재밌다`는 평이 유독 많았던 작품. 관객들의 기대를 떨어트린 건 포스터가 한 몫 했다. 특별히 포스터에 큰 문제가 있다기 보단, 영화의 재미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포스터는 약간의 3류 코믹 요소가 가미된 흔한 액션 영화를 떠올리게 할 만큼 평범하다. 하지만 `끝까지 간다`는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쫄깃한 긴장감은 물론 마지막 장면까지 강력한 임팩트로 액션스릴러 중 수작으로 꼽힌다.

`끝까지 간다`의 해외포스터다. 극 전체를 이끄는 두 주인공의 대립각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알포인트

다음은 국내 공포영화 중 걸작으로 꼽히는 `알포인트`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 극 후반까지 팽팽하게 유지되는 긴장감이 직접적으로 무섭거나 잔인한 장면 없이도 소름 끼칠 만큼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 영화 포스터의 문제점을 꼽자면 바로 삽입 문구다. 영화에 귀신이 등장한다는 점, 주인공들이 귀신과 싸운다는 점을 대놓고 알려주는 바람에 누군가에겐 반전 요소가 될 수도 있었을 법한 재미를 앗아간 셈이 됐다.

▲판의 미로

해외영화 중 포스터로 오해를 산 영화는 `판의 미로`가 유명하다. ‘판의 미로’는 어른도 ‘뜨악’할 만한 잔인하고 기괴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심지어 고어물을 즐겨보는 이들도 보기 힘들었다는 수준. 반면 영화 포스터는 비밀의 문을 열게 된 소녀의 신비한 모험 같은 환상적인 스토리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2006년 국내 개봉 당시, ‘나니아 연대기’나 ‘해리포터’ 같은 동화를 생각하고 아이들과 영화관을 찾았다가 울면서 뛰쳐나왔다는 증언이 줄을 잇기도 했다.(사진=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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