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비야레알 CF 공식홈페이지 |
이번 극장골은 비야레알 홈팬들을 위한 귀중한 선물이었다. 상대 팀 리버풀이 지난 15일 자신들의 홈 구장 안필드에서 후반전에만 4골을 몰아넣으며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만들고 4강에 오른 팀이었기에 그 오묘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축구장은 역시 새옹지마가 뛰어다니는 초원이라는 말이 맞았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이끌고 있는 비야레알 CF(스페인)가 한국 시각으로 29일 오전 4시 5분 스페인 비야레알에 있는 엘 마드리갈에서 벌어진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4강 1차전 리버풀 FC(잉글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전 교체 선수 아드리안 로페즈의 종료 직전 극장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전반전은 예상했던 대로 신중한 경기 운영이 눈에 띄었다. 어설프게 나섰다가 먼저 한방을 얻어맞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양 팀 선수들이 모두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하며 좀처럼 쉬운 슛 공간을 내주지 않았던 것이다.
후반전은 약속이나 한듯 과감한 공격이 시작부터 불꽃 튀었다. 46분에 비야레알의 코너킥이 도스 산토스의 발끝에서 날카롭게 날아왔고 이 공을 바캄부가 방향을 바꿔 헤더로 골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리버풀의 골문 오른쪽 기둥에 맞고 나갔다.
65분에는 반대쪽 골문에서 또 하나의 스파크가 일어났다. 리버풀 주장 제임스 밀너가 패스한 공을 피르미누가 받아서 오른발 슛으로 역시 골을 노렸는데 비야레알 골키퍼 세르히오 아센호의 손끝에 맞고는 오른쪽 기둥을 때렸다. 한 마디로 골대불운 장군멍군이었다.
이 팽팽한 균형을 깨기 위해 홈팀을 이끌고 있는 마르셀리노 감독은 후반전 중반에 3건의 선수 교체를 집중적으로 단행했다. 여기서 두 번째로 투입된 아드리안 로페즈가 극장골 주인공이 되었으니 ‘신의 한 수’라는 말이 또 한 번 통하는 날이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 2분, 비야레알의 역습이 빛났다. 우선, 데니스 수아레스가 뚝심을 잃지 않고 리버풀 수비수 콜로 투레를 따돌리는 순간이 압권이었다. 그리고는 오프 사이드 함정을 절묘하게 깨뜨리는 횡 패스가 돋보였다. 각도를 잡고 달려나온 리버풀 골키퍼 시몽 미뇰레가 팔을 번쩍 치켜들고 제1부심을 향해 오프 사이드 반칙을 주장했지만 이 연결을 받은 아드리안 로페즈는 분명히 패스 순간 공보다 뒤에서 달려든 것이다. 빈 골문에 싱거운 밀어넣기 결승골이었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순간이었다.
이로써 비야레알은 승리와 득점에 대한 부담감을 한꺼번에 떨쳐버리고 5월 6일 오전 4시 5분 안필드에서 열리는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 리버풀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8강전에서 펼친 기적의 명승부를 다시 한 번 기다려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한편, 같은 시각 우크라이나에 있는 아레나 리비프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준결승전은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세비야 FC가 2-2로 비겼다. 2차전이 세비야 FC의 홈 구장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세비야 FC의 대회 3년 연속 우승 꿈이 무르익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2015-2016 UEFA 유로파리그 4강 1차전 결과(29일 오전 4시 5분, 엘 마드리갈-비야레알)
★ 비야레알 CF 1-0 리버풀 FC [득점 : 아드리안 로페즈(90+2분,도움-데니스 수아레스)]
◎ 비야레알 선수들
FW : 세드릭 바캄부, 로베르토 솔다도(74분↔아드리안 로페즈)
MF : 데니스 수아레스, 브루노 소리아노, 토마스 피나, 조나단 도스 산토스(72분↔사무엘 카스티예호)
DF : 하우메 코스타, 빅토르 루이스, 에릭 바일리(76분↔마테오 무사치오), 마리오 가스파르
GK : 세르히오 아센호
◎ 리버풀 선수들
FW : 필리페 쿠티뉴(46분↔조던 아이브), 호베르투 피르미누(90분↔크리스티안 벤테케)
MF : 제임스 밀너, 루카스 레이바, 조 알렌, 애덤 랠러나
DF : 알베르토 모레노, 데얀 로브렌, 콜로 투레, 나다니엘 클라인
GK : 시몽 미뇰레
★ 샤흐타르 도네츠크 2-2 세비야 FC
◇ 준결승 2차전 일정(5월 6일 오전 4시 5분, 왼쪽이 홈 팀)
☆ 리버풀 FC - 비야레알 CF (안필드)
☆ 세비야 FC - 샤흐타르 도네츠크(라몬 산체스 피스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