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는 6전 전승을 달리며 최고의 초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사진=두산 베어스) |
전성기를 뛰어넘는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2016시즌 초반 페이스가 절정에 이르렀다. 올 시즌 니퍼트는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6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두산은 올 시즌 초반 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자랑하고 있다. 따라서 승리를 챙기는 것은 동료들의 덕도 있지만 결코 잘나가는 팀 덕분만이 아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니퍼트가 있기 때문에 두산의 마운드도 매우 탄탄한 로테이션을 구성하고 있다.
니퍼트는 6번의 등판 가운데 5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한 4월 20일 kt전에서만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을 뿐이다. 그 외 5경기에서는 2실점 이상한 경기가 전혀 없을 정도로 좋은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게다가 36이닝 동안 무려 46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현재까지 니퍼트는 다승과 탈삼진 부문 1위, 평균자책점 4위를 달리며 설명이 필요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한국에서 5시즌을 뛰는 동안 가장 좋았던 시즌이 입단 첫해였다. 데뷔 첫해 니퍼트는 15승 6패 2.5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시즌까지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그런데 당시 페이스와 올 시즌을 비교했을 때, 오히려 올 시즌이 더 낫다. 2011년 6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니퍼트는 4승 평균자책점 2.04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부분에서는 2011년이 조금 더 좋았다. 그러나 다승과 탈삼진, 그리고 이닝소화력에 있어서도 올 시즌이 앞선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에이스 역할을 했다. 따라서 갑자기 올 시즌 발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어느 특정한 요소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힘이 넘치고 있다는 것이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140km 후반에서 150km을 유지하면서 다른 구종도 동일하게 위력을 발휘하면서 전성기로 다시 돌아온 모습이다.
지난 해 정규시즌에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만큼 본인 스스로도 스프링캠프를 통해 시즌 준비를 잘 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비록 부상이 이유였지만 지난 시즌 휴식 아닌 휴식을 한 것이 원동력이 되는 것이라고도 추측해볼 수 있다. 니퍼트는 한 때 메이저리그에서 유망주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런데 프로에 데뷔한 이래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시즌은 단 세 차례였을 뿐이었다.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선발 투수로 뛰었으나 한국에서 이닝소화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니퍼트는 KBO리그 데뷔 첫해 187이닝을 소화한데 이어 이듬해 194이닝을 소화했다. 세 번째 시즌 118이닝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014시즌 179.1이닝을 소화했다. 거의 매 시즌 200이닝에 가까운 이닝을 소화하면서 니퍼트의 구위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시즌 부상으로 거의 한 시즌을 날리며 퇴출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니퍼트는 가을무대에서 전성기보다 더 강력한 모습을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 가을의 상승세가 올 시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분명한 것은 니퍼트는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30승도 가능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산술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부상만 당하지 않고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낸다면 일차적으로는 전반기 10승 달성도 무난해 보인다. 게다가 팀도 워낙 잘나가고 있기 때문에 다소 이르지만 20승 달성도 도전해 볼만하다.
니퍼트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잘나가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만큼 더욱 기대가 되는 한 시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