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 `샤프슈터` 박문환 하나금융투자 청담 금융센터 이사)
건재야! 3대 부자 없다는 속담은 황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들이 인성교육을 제대로 받기 어렵고, 돈이라는 맹독아래 아무런 대책 없이 물려 주었을때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 역시 너희들에게 단 한푼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나로부터 편안하게 교육을 받은 것에 감사하도록 해라. 대신 앞으로 너에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마. 싫음 말구...(-샤프슈터가 아들에게 보내는 53번째 편지-)
30년 넘게 금융전문가로 활동 중인 샤프슈터(박문환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이사)가 아들에게 남긴 말이다.
박문환이라는 본명보다 샤프슈터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는 ‘샤프슈터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라는 제목의 연재칼럼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끼고 경험한 것을 금융과 잘 접목시켜 아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이야기 식으로 편지 속에 풀어놓았다.
평소 개인투자자에게 위험천만한 주식시장에서 이겨낼 수 있는 전략을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정석 투자의 원칙을 고수하는 전문가로 잘 알려진 샤프슈터. 성공과 실패를 오가며 터득한 시장의 원리, 투자의 원칙을 추구하는 그를 직접 만나봤다.
-인하대에서 건축공학과를 전공했는데 금융전문가가 된 계기는?
금융전문가로 하루도 빠짐없이 시황에 대해 방송을 하고 있는 저는 원래 건축 전문가였습니다. 건축은 제가 좋아하는 분야였고 실제로 그 쪽에서 성공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IMF가 닥치고 이자는 높아졌죠. 결국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어쩔 수 없이 일을 놓아야 했습니다. 당시 놀 수도 없었던 저는 ‘이 세상에서 자본금 없이 시작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금융’이라는 생각했어요.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금융을 시작했고, 최근 인터넷에 ‘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를 게재한 후 꽤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여유가 생긴 지금 다시 전공을 살릴 마음은 없나
사람들이 잘 살고 못 사는 것의 차이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나요? 자신의 분에 맞는 삶을 사느냐의 여부입니다. 건축은 제가 좋아하는 분야였지만 분에 맞는 직업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새벽에 눈이 번쩍번쩍 떠지면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즐거운 일이 저에게는 금융이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바꿀 수 있었어요. 실제로 금융을 시작한게 1985년, 대략 30년이 지났네요.
-오후 4시에 자서 밤 11시30분에 일어난다고 들었다. 라이프 스타일이 궁금하다
혹시 해운대 벤츠 매장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벤츠 매장에 차는 달랑 두 대 뿐이고, 나머지 공간은 카페와 쉼터로 되어 있죠. 이 매장이 엄청난 매출을 올리게 된 동기가 무엇이겠습니까? 가장 비싼 땅덩어리에서 사라져 버린 시간을 잘 활용한 것이죠. 오후 7시가 되면 굳게 닫히던 셔터문을 열고 사람들이 저녁에 놀 수 있도록 해놓은 것입니다. 사람에게 접근성을 개방해 놓고 퇴근 시간 이후의 시간을 재배치한 것 뿐입니다.
저는 머리도 나쁘고, 가진 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 역시 시간을 재배치하기로 했지요. 남자들에게 오후 6시 이후의 시간은 술먹고 친구 만나는 등 주로 소비적인 시간입니다. 이 때 그냥 자버리고 세상이 고요할 때 일을 시작하는 습관을 들인 것이죠. 지금 지나고 생각해보니 대략 남들에 비해 두 배는 더 살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샤프슈터(저격수)라는 필명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처음에 저의 투자 스타일이 그랬습니다. 가난하고 돈이 없었기 때문에 4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한 저는 분산투자, 정석투자는 엄두도 낼 수 없었지요. 저격은 매우 신중하게 단 한 발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실패 경험이 있었다고 들었다.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나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 하는데 인생에서 누구나 실패를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줄일 뿐이죠. 그리고 위기는 극복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파도를 타듯 하는 것이지요. 세상은 목화토금수의 운동성 안에 있습니다. 돌고 도는 것이죠. 수고의 아픔은 곧 새 생명을 잉태하는 것처럼 인생에는 커다란 파고가 있음을 인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참 재미있고 인기도 많았다. 어떤 계기로 쓰게 되었나
앞으로의 세상은 안타깝게도 매우 척박할 것입니다. 일자리를 위해서 로봇과 싸워야 하고 위로는 은퇴한 베이비 붐 세대를 먹여 살려야 하며 자식도 돌봐야 합니다.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이지요.
제가 마침 금융인이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 좀 더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주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에게만 보여주려고 했는데, 이 녀석들이 읽지 않았어요. 하하하. 그래서 공개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더군요.
-1남1녀라고 들었다.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얘기하면서 주인공인 자녀 소개가 빠질 수 없을 것 같다
딸 같은 성격의 아들과 머슴아 같은 성격의 딸이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전혀 간섭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생에 가이드라인만 잡아줄 뿐이죠. 심지어 저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 조차 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우리 가족 4명 중 아들만 아직 학생이고 나머지 셋은 경제 활동을 잘 하고 있네요.
-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300편 이상 작성했는데 아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이미 400편을 썼구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아이들은 금융엔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라고 역사 이야기 등을 넣어 재미를 부여했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도 복잡한 금융 이론은 그냥 넘기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과 연관된 이야기만 보고 가족 밴드에서 토론하곤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관심이 있는 분야가 따로 있으니까요. 딸아이는 투자를 잘 못합니다. 하지만 아들은 그래도 좋아하는 편 입니다. 하지만 성과는 비슷한 것 같아요. 둘 다 이미 수 천 만원대의 자산을 벌어놨지요. 이 돈은 마치 유대인들처럼 자신들의 앞날을 위한 귀중한 시드머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아들의 답장을 직접 받아본 적 있나
당연히 감사하다는 등 답장은 많이 받아봤죠. 하지만 답장을 받으려고 쓴 편지는 아닙니다. 첫 편지에도 ‘너희들이 장벽에 부딪혔을 때 찾아보라’고 작성돼 있는 것처럼 읽어 보는 게 아닌 살아가면서 필요할 때 찾아보라는 의미에서 쓴 글이었습니다.
-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공개 후 투자자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정말 반응이 많았습니다. 얼마 전 독일과 미국에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독일에서는 딱 한 시간만 만나주면 딸과 함께 입국하겠다는 말이었어요. 미국에서는 아예 모자가 함께 저를 만나러 왔었습니다. 이들 두 부녀 모자의 공통점은 아이들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겁니다. 그 이후 ‘제가 참 행복한 일을 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주식과 돈>
-어떤 투자 방식을 선호하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후반부로 갈수록 정석투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정석투자는 일정한 룰이 있는 게 아닙니다. 각자의 리스크 감수성, 자산상태, 나이 등을 모두 고려해서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죠. 저 역시 저의 금융 지식, 저의 나이, 저의 자산 상태에 맞춰 최적의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설명하려면 무척 깁니다. 아들 편지를 꾸준히 읽어주시는 것이 좋겠네요.
-주식을 할 때 자신만의 철학 등 꼭 지켜야 하는 게 특별히 있나
저는 경쟁상태가 심각한 회사는 사지 않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회사도 사지 않습니다. 납품처가 하나의 회사에 50% 이상 집중되어 있는 회사도 사지 않습니다. 그 이외에는 매우 자유롭습니다. 세상에 부는 바람의 방향을 보고 그 바람에 맞춰 유연하게 투자합니다.
-아들에게 `유산 대신 돈 버는 노하우를 가르쳐 주겠다` 했는데
뚝딱 하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시겠죠? 노하우를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습득하는 것에도 상당한 노력이 수반돼야만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아들에게 400편 정도의 편지를 썼습니다. 책으로 400페이지 분량으로 5권 정도지요. 하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구요. 대략 3000페이지 분량의 공개되지 않은 것이 또 있습니다. 그것은 나중에 시간을 내서 다시 정리할 생각인데요. 아들이 이것을 모두 열심히 공부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혹시 주식 외에 다른 재테크나 사업을 하는 게 있나
사실 주식은 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시장만 사지요. 이유는 공정함을 기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어느 종목에 큰 돈이 걸려 있다면 공정한 시각을 가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장만 삽니다. 그 외 저는 고객들에게 브라질 국채나 ELS변액보험 등 매우 많은 대안 투자를 병행시키고 있는데요, 대안 투자만큼은 고객들에게 추천할 때 저 역시 반드시 함께 매수합니다. 이유는 같이 이익보고 같이 손해를 봐야 고객들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체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을 시작하려는 초보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제가 어릴 때 태권도 도장에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늘 도복만 입고 다니며 싸움을 잘 한다고 착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신림동 다리 위에서 건달을 만났습니다. 여러 명도 아니고 딱 한 명이었는데요. 작살이 났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단지 태권도장에 다닌다는 것만으로 싸움의 고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착각하는 것은 고수들이 주는 종목으로 대박이 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죠. 이건 매우 위험스러운 착각입니다. 단지 얼마 내고 고수들에게 종목을 받아서 대박이 난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겠습니까?그런 만화 같은 세상은 없습니다. 투자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최소한 품새를 익혀야 하고 발차기도 해봐야 합니다. 그런 절차가 없다면 제가 보장하는데 반드시 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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