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의 추진은 재건축 사업조합에서 맡아 하게 되는데 최근에 재건축 사업조합의 조합장이 뇌물수술, 업무상 횡령죄 및 배임죄로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 받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방의 재건축 사업시행 구역의 재건축 조합장 A는 철거업체 선정대가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하여 형사상 공무원뇌물수수죄로 기소되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이하 ‘도시정비법’) 제84조는 “형법상 뇌물수수 적용에 있어서 추진위원회의 위원장, 조합의 임원 및 정비사업 관리업자의 대표자, 직원 및 위탁관리자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뇌물수수에 관해 재건축조합의 임원을 공무원에 의제하여 처벌하는 목적은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이 노후, 불량 건축물이 밀집하여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공 사업이므로 정비사업조합 임원 등의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확보하여 재건축, 재개발 정비 사업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형법이 공무원의 뇌물수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것은 공무원 직무집행의 공정과 그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뇌물을 수수한 조합장 A는 공무원에 준하여 형법상 공무원의 뇌물수뢰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판결이다.
여기 이 사건의 또 다른 쟁점이 있다.
조합장으로 선출된 A는 활발하게 조합장의 직무를 다 하였으나 직무수행 중 정비구역 내에 건축물소유권을 잃게 되었다. 이 구역조합의 정관은 조합원과 임원의 자격과 지위에 관하여 조합원이 건축물의 소유권 등을 양도하였을 때는 조합원의 자격을 즉시 상실한다고 되어있다.
이를 근거로 조합장 A는 이미 구역 내 건축물 소유권을 상실하였으므로 자신은 조합원 및 조합장이 아니므로 뇌물수수혐의에 대하여 공무원에 의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조합장 A의 주장을 기각하였다.
조합장 A는 후임이사가 선출된 후에도 조합사무실에서 열리는 임원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등 여전히 이사로서 조합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였고,
대외적으로도 조합 이사로 등기된 상태에서 이사로 행세하며 조합장 선출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여 공소외인으로부터 총회 개최 비용 등의 명목으로 돈을 수수하였기에 조합장 A를 공무원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대전형사변호사, 김배정 변호사는 이에 대해 “대법원은 조합의 임원이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상실함으로써 조합임원의 지위상실이나 직무수행권의 상실에도 불구하고 그 후에도 조합의 법인 등기부에 임원으로 등기되어 있는 상태에서 계속하여 실직적으로 조합임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해 왔다면 그 직무수행의 공정과 그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은 여전히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도시정비법 제84조에 따라 뇌물수수 적용에 있어서 조합장 A를 공무원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한 것으로 본다.“
이에 덧붙여 “주택 재정비 사업의 경우 정비구역 내 주민들이나 토지 등 소유자들의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그 액수가 작지 않아 조합원들의 생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조합임원들의 부정, 불법행위로 인해 자신의 재산권이 침해 받았다면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적극적으로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배정법률사무소 김배정 변호사는 대전지방법원판사를 끝으로 1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올해부터 대전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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