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4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전기전자제품 생산 과정에서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이 보유한 특허 및 실용신안권을 많이 사용한 영향이 가장 컸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을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40억달러 적자로, 1년전보다 5억3천만달러 적자폭이 줄었다. 지난 2011년 이후 4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미국에 대한 지재권 무역수지 적자폭은 66억8천만달러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0년 이래 적자폭이 가장 컸다. 이는 주로 국내 전기전자업종 대기업의 미국 특허 및 실용신안권 사용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가령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에 휴대폰을 팔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등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산업재산권료 지급이 불가피하다.
미국에 대한 지재권 무역은 적자를 보인 반면, 베트남에 대한 지재권 흑자폭은 크게 확대되며 전체 지재권 무역적자 감소를 이끌었다. 지난해 베트남에 대한 지재권 무역 흑자규모는 16억8천만달러로 1년전보다 9억6천만달러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LG 등이 현지공장을 세우면서 그에 따른 지재권 사용료를 지급받은 영향이다. 아디다스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투자 기업이 해외 본사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중국에 대한 지재권 무역도 19억6천만달러 흑자를 보였는데, 주로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한류 문화콘텐츠나 온라인 게임 소프트웨어를 중국으로 수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결과로 국내 대기업들의 지재권 무역이 26억3천만달러 적자를 보인 가운데서도 국내중소·중견기업들의 지난해 지재권 무역은 11억달러 흑자를 내며 6년째 흑자폭이 확대됐다. 다만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오는 지재권 규모 역시 지난 2013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어 중국에 대한 지재권 흑자규모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그밖에도 일본(-2.6억달러)과 영국(-2.2억달러), 독일(-2.7억달러)에 대한 지재권 무역이 모두 적자를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독일의 경우도 지난 2009년에서야 지재권사용료 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며 "원천기술이 발달하고 지식의 무역화가 확대되면서 우리나라도 향후 점진적으로 지재권 무역 흑자를 내는 쪽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부터 지재권 무역수지를 계산할 때 문화예술저작권의 편제방법을 변경했다. 종전에는 저작권에 해당되는 광고제작뿐아니라 저작권에 해당되지 않는 광고매체 설치, 송출도 일부 포함돼 있었지만, 이번 2015년도 통계부터는 서베이 조사를 통해 광고제작 부분만 포함될 수 있도록 수정됐다. 한국은행은 이번 개편으로 문화예술저작권에서 광고 관련 적자규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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