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재역전 드라마… "오! 제주 유나이티드"

입력 2016-06-07 11:55  

▲사진 = 제주유나이티드


홈 팀은 13분 사이에 3골을 몰아넣으며 점수판을 3-1로 만들어 역전시켰다. 경기는 이 흐름대로 홈 팀이 멋진 역전승을 거두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7분 뒤 원정 팀의 믿기 힘든 재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11분 사이에 무려 3골이 터진 것이다. `0-1 → 3-1 → 3-4`로 축구장은 롤러 코스터였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가 6일 오후 5시 5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 FC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4-3으로 재역전승을 거두고 4위까지 순위표를 끌어올렸다. 3위를 달리고 있는 성남 FC와의 승점 차이가 1점밖에 나지 않으니 제주발 돌풍이 시작된 듯하다.

이 경기는 홈팀 FC 서울이 2016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치르느라 연기된 경기였는데 FC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상대 전적에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전에 그랬던 것처럼 가볍게 물리치고 감독 데뷔 후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두 자리 승수(현재 9승 6무 1패)를 올릴 계획이었다. 양팀의 서울월드컵경기장 맞대결 기록에서도 홈팀 FC 서울이 2009년부터 지금까지 11경기 무패(9승 2무)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기에 1만7466명 홈팬들은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남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41분에 제주 유나이티드의 역습이 제대로 먹혀들어 선취골을 뽑아냈다. 마르셀로가 오른쪽에서 띄워준 공이 골키퍼 유현의 키를 넘어서 정영총 앞에 쉽게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 0-1로 뒤진 상태에서 전반전을 마친 FC 서울은 후반전 초반부터 판도를 뒤집었다. 그 중심에 오른쪽 측면 움직임이 좋은 고요한이 있었다. 48분에 윤일록이 밀어준 공을 잡아서 왼발 감아차기로 동점을 만든 것이다. 바로 앞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정운이 다리를 내밀어 굴절된 것이 더 절묘했다.

고요한은 56분에 역전골까지 성공시켰다. 역시 오른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전환하는 패스와 공간 침투가 인상적이었다. 이번에도 윤일록과 단짝 호흡을 자랑했다. 윤일록의 1차 슛이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호준의 선방에 막히고 나온 것을 고요한이 왼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그리고 61분에 FC 서울은 훌륭한 역습으로 점수판을 3-1로 만들어냈다. 미드필더 다카하기가 상대 수비수가 만든 오프 사이드 함정을 완벽하게 허무는 전진 패스를 넣어줬고 이 연결을 받은 윤주태가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친정 팀과의 맞대결에 변함없이 글러브를 낀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김호준은 이번에도 각도를 줄이고 나와서 선방했지만 뒤로 흐른 공까지 걷어낼 수는 없었다. 웬만한 팀이라면 이쯤에서 포기할 흐름이었다. 하지만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경기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가 3-1으로 크게 뒤집히고 7분만에 재역전 드라마를 시작한 것이다.

68분에 송진형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은 김호남이 발리슛으로 만회골을 노렸을 때 홈팀 골키퍼 유현의 선방이 나왔다. 거기서 흐른 공을 김호남이 기막히 백 힐 패스로 마르셀로를 빛낸 것이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10분 뒤에 멋진 동점골을 뽑아냈다. 정운의 왼쪽 크로스를 김호남이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현충일을 기념해 가슴에 손을 올리는 동작을 취하며 보여준 세리머니가 인상적이었다.

더 믿기 힘든 재역전 결승골이 1분 뒤에 이어졌다. 송진형의 가로채기가 훌륭했고 이 연결을 받은 김호남이 공간을 확보한 뒤 내준 공을 권순형이 시원하게 오른발 아웃프런트 슛으로 끝냈다.

이에 당황한 FC 서울은 85분에 수비수 김원식을 빼고 골잡이 박주영을 들여보냈지만 제주 유나이티드의 저항을 뿌리치지 못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역전-재역전 명승부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2016 K리그 클래식 11R 결과(6일 오후 5시 50분, 서울월드컵경기장)

★ FC 서울 3-4 제주 유나이티드 [득점 : 고요한(48분,도움-윤일록), 고요한(56분), 윤주태(61분) / 정영총(41분,도움-마르셀로), 마르셀로(68분,도움-김호남), 김호남(78분,도움-정운), 권순형(79분,도움-김호남)]

◇ 2016 K리그 클래식 현재 순위표
1 전북 현대 26점 7승 5무 22득점 14실점 +8
2 FC 서울 23점 7승 2무 3패 25득점 16실점 +9
3 성남 FC 21점 6승 3무 3패 21득점 14실점 +7
4 제주 유나이티드 20점 6승 2무 4패 26득점 18실점 +8
5 울산 현대 18점 5승 3무 4패 13득점 13실점 0
6 광주 FC 18점 5승 3무 4패 13득점 14실점 -1
7 상주 상무 14점 4승 2무 6패 22득점 25실점 -3
8 포항 스틸러스 14점 3승 5무 4패 13득점 13실점 0
9 수원 블루윙즈 13점 2승 7무 3패 18득점 21실점 -3
10 수원 FC 11점 2승 5무 5패 10득점 18실점 -8
11 전남 드래곤즈 8점 1승 5무 6패 11득점 18실점 -7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7점 1승 4무 7패 9득점 19실점 -10


※ 외부 필진 칼럼은 당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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