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을 하루 앞둔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극장`이라는 쟁점을 통해서 <귀향>에서부터 <잊혀진 필리핀 위안부>까지 총 6편의 최근 작품을 총망라하며, 영화를 통해서 70년이 지난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의 전후 아시아의 탈/식민의 태피스트리 지도를 보고 함께 토론하는 장 `포럼 2`를 진행했다.
7일 오후 1시에 열린 이번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주요 행사인 `포럼 2`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의 재현과 문화정치`라는 주제로 연세대학교 문과대 백주년기념홀(위당관 6층)에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번 `포럼 2`의 `1부 발표`에서는 「제국의 위안부」(박유하 지음)의 출판과 그에 따른 재판, 영화 <귀향>(2015)의 개봉, 한일 위안부 협상 등으로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일본군 위안부의 재현과 문화정치`라는 주제로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와 함께 쟁점과 문제 및 그에 대한 증언, 영화, 미술 등의 재현물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재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의 허윤의 사회로 시작한 이번 행사는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의 이혜령, 현시원 큐레이터,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의 손희정이 패널로 참여하여 심도있는 토론의 자리가 되었다.
먼저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의 손희정은 영화 <귀향>에 대해 `진부한 이미지와 서사로 점철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대중의 열정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냈고, 그렇게 `정치적인 것` 혹은 `사회적인 것`으로서 어떻게 대중문화가 작동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라고 발표했다.
이어서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의 이혜령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귀향>을 함께 이야기하며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뜻하지 않게 한국이 겪었던 일제 식민지 시기 섹슈얼리티에 대한 진지한 재현을 접하게 되었다. 하나는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을 통해 `대동아전쟁` 확전의 일로에 있던 일본이 설치한 일본군 위안소에서 일본군과 조선인 위안부의 그것이며 다른 하나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일본인 귀족 아가씨와 조선인 하녀의 그것이다"라고 언급하였다.
위의 주제로 상영된 6편의 작품 중, <잊혀진 필리핀 위안부>(2015)는 아시아 위안부들 간의 차이를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로 위안부 문제가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 전반에 걸친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다시 일깨워 준다. <잊혀진 필리핀 위안부>(2015)는 25년이 넘게 수 많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총괄 프로듀서, 책임 프로듀서, 컨설턴트로 참여해 온 비욘 옌센의 첫 연출작이다.
그리고 <침묵>(2016)은 1994년 5월, 쌀과 김치를 메고 15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직접 협상을 요구하러 일본을 찾았던 일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반세기의 침묵을 깨고, 존엄과 명예회복을 위해 일어난 위안부 피해자들의 투쟁을 기록한 영화로, 연출을 맡은 박수남 감독은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비롯 한국부산평화영화제에서 꿈꾸는 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한국과 일본 양국의 입장을 보여주었다.
올해 초 개봉하여 큰 화제가 되었던 <귀향>(2015)도 이번 쟁점을 대표하는 극영화로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조정래 감독은 `나눔의 집` 봉사활동 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며 들은 증언을 토대로 제대로 된 진실을 알리려 노력했다.
위의 세 작품과 함께 한중 공동제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생존한 중국 위안부의 현재를 이야기하는 <22(용기 있는 삶)>(2015)과 일본 성매매 여성, 일본인 위안부와 한국인 위안부, `제국의 위안부`를 둘러싼 논쟁 등을 복합적으로 다룬 <레드마리아2>(2015)등 두편의 다큐멘터리와 성폭력, 역사, 영화의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극영화 <눈길>(2015)을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선보였다.
특히 위의 작품 중, <22(용기 있는 삶)>(2015)를 제외한 5편의 작품 모두 상영이 끝난 뒤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여 `일본군 위안부`라는 가볍지 않은 문제에 대해 각각의 영화의 내용에 맞추어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2일 화려하게 개막, `포럼`, `스페셜 토크`, `업사이클링 시네마`, `피치&캐치` 등 역대 가장 다채로운 행사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8일 오후 7시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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