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투·현대 먼저 웃었다…멀티에셋 헤지펀드 PBS 가선정

박승원 기자

입력 2016-06-09 13:56  



헤지펀드 출범을 추진중인 멀티에셋자산운용(옛 KDB산은자산운용)이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을 프라임브로커(PBS)로 가선정했습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3개의 헤지펀드 가운데 2개의 PBS에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을 가선정했습니다.

앞서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대우증권을 제외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 4곳을 대상으로 PBS 선정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3일 오후 2곳의 증권사로부터 프레젠테이션(PT)를 받고 7일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을 PBS로 가선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선 멀티에셋자산운용에 대한 관심은 높았습니다. 지난달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자회사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조직정비를 마치고 가장 처음 선보이는 상품이 헤지펀드였습니다. 특히,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전략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만큼, 4곳의 증권사가 멀티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의 파트너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멀티에셋자산운용 헤지펀드의 PBS 선정과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헤지펀드 관련한 서비스 인프라가 높은 점수를 받았고, 현대증권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특화된 플랫폼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프랍트레이더 출신인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특화된 플랫폼과 KB금융그룹의 세일즈 연계를 통한 펀드 레이징 능력이 선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한국투자증권은 각국의 거시경제를 분석해 통화나 채권, 파생상품의 영향을 예측하고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글로벌 메크로 헤지펀드를, 현대는 글로벌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메자닌 헤지펀드를 담당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시장점유율 1%대 불과한 현대증권은 지난해 10월 3,000억원에 달하는 `초대어급`인 NH투자증권에 이어 이번 멀티에셋자산운용의 PBS에도 선정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국민은행의 막강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년 꼴찌인 위상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KB금융그룹에 편입된 만큼, 업계 선두주자로 도약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멀티에셋자사운용은 어제 마지막 헤지펀드에 대한 프레이테이션 진행을 마무리하고, 심사를 거쳐 조만간 PBS를 최종 선정하고 펀드 할 계획입니다.

한편,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초기인 지난 2012년 2월 당시 KDB산은자산운용은 계량분석(퀀트)을 기반으로 롱숏 전략을 활용하는 헤지펀드 2개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펀드 수익률은 설정한지 1년여 만에 10% 이상 하락했고, 계속된 성과 부진에 자금 모집까지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2013년 10월 이후 펀드는 순차적으로 청산됐습니다. 2014년 7월 `KDB 파이오니어 롱숏 안정형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의 청산을 끝으로 헤지펀드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습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 자회사로 다시 출범한 멀티에셋자산운용(옛 KDB산은자산운용)은 2년만에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2년만에 재진출했습니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사모펀드 시장이 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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