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로사리오(사진=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
과거 현대 유니콘스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외국인 선수 선발을 하는데 도미니카 출신 선수들을 배제했다. 2000년대 초반 도미니카 출신들을 선발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이 이유였다. 특히 다혈질의 성향으로 인해 스스로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모든 선수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므로 일반화 할 수는 없다. 다만 대체로 중남미 출신의 선수들은 대체로 다혈질의 성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 무대를 누비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이런 인식을 바꿔놓고 있는 이들도 있다. LG 트윈스의 루이스 히메네스와 한화 이글스의 윌린 로사리오가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현재 팀의 4번 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는 것은 물론 놀라운 친화력으로 팀 동료들과 융화에 있어서도 최고다.
물론 한국 무대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31명으로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현재 외국인 타자 가운데 미국 출신의 에릭 테임즈와 함께 가장 ‘핫’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LG가 찾던 4번 타자로 거듭난 히메네스
지난 시즌 중에 대체 선수로 입단해 재계약에 성공한 히메네스는 올 시즌 완전체로 거듭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일 현재까지 56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0.362 홈런 17개 48타점으로 LG 역사상 최고의 4번 타자로 도전 중이다. 히메네스는 타율 5위, 홈런 공동 2위, 최다안타 4위, 타점 9위, 장타율 4위 등 고른 부문에서 맹활약 중이다.
히메네스는 4월 9개의 홈런으로 LG가 찾던 4번 타자로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의 ‘반짝 활약’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특히 히메네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잠실은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야구장으로 홈런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다소 불리한 것도 사실이었다. 4월 폭주하던 홈런 페이스는 5월 5개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타율은 0.369로 4월에 비해 8푼 가량이 상승했다.
그리고 6월의 타격감은 절정에 이르렀다. 4-5월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인 11경기를 소화한 현재 타율 0.471 홈런3개 10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페이스는 5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참고로 9홈런을 기록한 4월보다 5월에 타점이 더 많았다. 현재 페이스라면 LG 역사상 최고의 4번 타자로 탄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팀 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로 한국 문화에 녹아들어가며 올 시즌 최종 성적이 매우 기대되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초반 부진을 떨치고 마리화나를 이끄는 로사리오
입단 당시 역대 KBO출신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가장 주목받았던 부분은 현역 메이저리거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로사리오는 시즌 초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당초 많은 이들이 40-50홈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4월 22경기에서 타율 0.307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으나 홈런은 단 1개, 타점은 6타점에 그쳤다. 게다가 포지션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다시 말해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5월부터 로사리오는 ‘현역 메이저리거’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5월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홈런 9개 31타점을 기록하며 한국 야구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6월 들어서는 로사리오의 방망이는 더욱 달궈지고 있다. 11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0.413으로 앞선 두 달보다 1할 이상 상승했다. 또한 3홈런 13타점을 올리고 있다.
로사리오는 올 시즌 58경기에 출전. 타율 0.327 홈런 13개 50타점으로 팀내 최고 타자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최근 ‘마리화나’모드를 회복한 한화의 중심에 서있다. 리그에서 홈런 6위, 타점 5위, 장타율 7위를 달리고 있다. 입단 당시의 기대치를 생각한다면 아직은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페이스라면 언젠가 팬들이 기대했던 수준의 성적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인성적인 면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실력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는 두 선수.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할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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