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교통사고 대책 절실

입력 2016-06-21 20:16  


지난 4월 경북 구미에서 초등학생이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전국 지자체를 중심으로 스쿨존 내 안전 확보를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구미시는 대대적인 스쿨존 정비에 나서고, 대구 안실련은 스쿨존 실태조사, 경기 양주는 캠패인 등 지자체들은 제각각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에 나서고 있다.

학교주변에서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스쿨존’. 쉽게 말해 유치원생,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교통시설이나 교통체계를 어린이 중심으로 바꾼 지역이다.

학교의 주 출입문을 기준으로 일정 구간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이 지역에는 별도의 신호기, 안전표지, 과속방지용 턱 등이 설치된다. 주 출입문과 직접 연결되는 도로에는 노상주차장을 설치할 수 없고, 등하교 시간에는 잠깐의 정차도 금지할 수 있다. 차량의 속도는 30km 이내로 제한된다.

하지만 지정이 무색하게 ‘스쿨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전국적으로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2013년 427건이었던 스쿨존 교통사고는 지난해 541건으로 증가했다.

이런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는 왜 오히려 더 증가할까. 전문가들은 ‘스쿨존’의 지정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관리·단속할 설비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꼽는다.

실제 초등학교 앞 ‘스쿨존’을 찾아가 보면 주차단속 카메라는 대부분 설치돼 있지만, 과속·신호위반을 단속할 카메라는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주정차단속카메라는 해당 지자체에서 설치·관리하지만, 과속·신호 단속카메라는 경찰청에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예산이 부족한 경찰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집중단속기간 운영과 수시로 이동단속카메라로 단속을 강화해보지만 고정시설이 설치되지 않는 한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는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부터 성남시의회 김유석 부의장은 학교 앞 스쿨존의 과속·단속카메라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김 부의장은 “어린 아이들의 등․하교 길의 교통사고 발생은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면서 “우리 성남시만 하더라도 수정구는 학교 앞에 카메라가 한 대도 없고, 중원구는 한 대, 그나마 분당은 5~6대 정도 설치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성남시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라면서 “경찰청에서 예산이 부족하면 지자체에서 설치를 하고, 경찰청에 기부체납 하는 방식을 취하더라도 CCTV를 설치해 나가야 할 것”고 주장했다.

스쿨존 뿐만 아니라 학교내부 외부 할 것 없이 전반적인 안전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지적한 김 부의장은 먼저 학교내외에 설치된 CCTV와 소화기 등을 지적했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CCTV 대부분이 80만 화소로 해상도가 떨어져 식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김 부의장은 “교체 시기가 지난 CCTV는 빨리 교체를 하고, 특히나 학교 앞의 CCTV 사각지대를 없애 불의의 사고를 막아야 한다”면서 “학교건물은 재건축이 잘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소화전도 정비가 필요한 상황인데 긴급사태 때 대피할 수도 있는 옥상에는 안전바조차 없는 학교가 너무나 많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아이들 안전문제에 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전국의 학교를 방문해서 하나하나 체크해 진단을 내리고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나중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김 부의장은 “‘안전의 날’을 만들어서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 안전이 일상화되도록 하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달에 한번이라도 주위에 보이는 소화기도 한번 흔들어 주고, 주택 바로 옆에 붙어있는 변압기도 한번은 주의 깊게 살펴보는 의식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에 우리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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