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50대 고물상 시신 머리·몸 따로 '의문점 투성이'

입력 2016-06-27 13:25  


인천 경인 아라뱃길에서 훼손된 상태로 떠오른 50세 남성의 나머지 머리 부위 시신이 27일 발견됐다.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오전 6시14분쯤 인천시 서구 경인 아라뱃길 시천교에서 계양 방면으로 500m 떨어진 수면에서 고물상 업자 A(50)씨가 시신으로 떠올랐다.
시신은 상ㆍ하의 모두 등산복 차림에 목이 없는 상태였으며, 신발과 양말은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 옷가지에서는 신분증과 신용카드가 든 지갑이 나왔다.
시신이 발견된 지 하루만인 이날 오전 10시8분쯤 경찰은 경인아라뱃길 목상교 인근 수로에서 A씨의 나머지 머리 부위 시신을 찾아냈다. 머리 부위는 목상교(계양역 인근)에서 시천교(검암역 인근) 방면으로200m가량 떨어진 수로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일단 단순 투신이라면 머리와 몸이 완전히 분리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살해 뒤 신원을 감추기 위해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머리 부위가 계속 물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멍 자국 등은 확인할 수 없지만 부패가 약간 진행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마지막 모습이 확인된 23일 오후부터 최대 사흘간 시신이 아라뱃길 수로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의 차량이나 주거지 등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타살 가능성을 더한다.
반면 A씨가 혼자 운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시신 발견 지점 인근에 세워져 있었던 점은 자살 가능성을 높인다.
시신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과 지문 등이 멀쩡했다는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경찰은 A씨가 23일 밤 자신이 운영하는 고물상을 나온 뒤의 행적을 좇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정황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 달린 블랙박스와 고물상 인근 CCTV를 확인했을 때 A씨가 혼자 운전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아직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이 없는 A씨와 수개월 전부터 함께 거주해온 남성은 경찰에서 "차량은 내 소유이지만 평소 A씨가 몰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인 25일 오전 "목상교 위에서 슬리퍼 한 켤레가 발견돼 자살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인천 계양경찰서에 접수된 점도 자살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
고물상을 함께 운영하는 친동생은 경찰에서 "사업이 잘 안 돼 형이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사인을 확인한 뒤 수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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