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가 코스닥 20주년을 맞이해 기획한 `코스닥 20돌, 자본시장 부흥 이끈다`의 두 번째 시간입니다. 첫 번째 시간에서 괄목한 성장을 이룬 코스닥 시장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하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코스닥 시장의 시련과 극복, 박승원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1996년 7월 1,000포인트에서 출발한 코스닥시장은 개장 1년만에 IMF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나게 됩니다.
굵직한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폐지 됐고, 지수는 600포인트까지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경제 위기의 돌파구를 `벤처`로 택하면서 상황은 달라집니다.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에 이어 벤처기업 육성정책이 나오면서, 이른바 `IT벤처붐`이 일어났습니다.
여기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코스닥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2834.4포인트까지 치솟았습니다.
특히,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코스닥 지수는 1,000포인트를 상회, 역사상 최대 호황기를 누립니다.
당시 새롬기술(현재 솔본)은 상장 4개월만에 1,095%라는 천문학적인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IT경기가 2000년 들어 불황에 빠지면서, 코스닥시장도 침체기에 들어가게 됩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리타워텍 등 일부 상장사 경영진의 비위행위가 적발되면서, 2008년 10월27일 코스닥지수는 역사상 최저치인 261.20포인트까지 추락했습니다.
글로벌 IT 불황에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
미국 911 테러 등 잇따른 악재 속에 코스닥시장은 장기간 500~600포인트라는 박스권에 갇히게 됩니다.
결국, 2009년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실질 심사제라는 칼을 빼듭니다.
부실기업을 과감히 쳐낸 겁니다.
이 과정에서 3년간 140개 종목이 증시에서 퇴출됐습니다.
<인터뷰>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상장폐지 실질 심사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형식적인 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기업의 실질을 보고 기업을 판단해 시장에서 기업의 옥석 가리기를 지속적으로 시행했다."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 끝에, 2014년을 기점으로 코스닥시장은 반등하기 시작합니다.
2015년 4월17일, 코스닥지수는 706.7포인트를 기록해 7년만에 박스권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같은 해 4월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사건이 터지면서, 관련주가 추락했고, 그 여파로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 때 5% 넘게 급락했습니다.
불신에 취약한 시장의 맨 얼굴이 또 다시 드러난 겁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작년 내츄럴엔도텍, 올해 코데즈컴바인 사건도 시장의 전체적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그런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사라져야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면서 시장이 한 단계 성숙 내지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스탠딩>
우여곡절 끝에 대한민국 대표 신성장·신기술 시장으로 성장한 코스닥시장.
하지만, 대내외 위기에 취약한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만큼,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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