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또 하나의 EXIT`입니다.
또 하나의 EXIT… 영국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한 두벌 가지고 있는 우리 아웃도어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외국에서 온 친구가 서울 거리에서 가장 신기한 광경 두 가지를 꼽더군요. 하나는 팔순 어르신들이 손수레를 끌면서 폐지를 줍는 모습이고, 또 하나가 주말이고 주중이고 넘쳐나는 형형색색 등산복을 차려 입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서울 주변에 북한산, 관악산, 청계산 같이 빼어난 산들이 많은 걸 모르고 하는 말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들의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사랑은 단연 세계 최고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저명한 등반가가 그러더군요. 에베레스트 오를 때나 입을 만한 고기능성 등산복을 입고 한 시간도 안 걸리는 동네 뒷산을 오르는 걸 보면 실소를 참을 수가 없다고요.
그러고 보니 한때 TV만 틀면 각종 아웃도어 의류 광고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웬일 일까요. 요즘엔 좀 뜸하던데요? 그렇습니다. 과열 뒤엔 항상 후유증이 있게 마련이죠.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아예 폐업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아웃도어 EXIT 입니다.
확장만 하던 패션그룹 형지가 이웃도어 브랜드 노스케이프를 접기로 했고, PAT로 유명한 평안그룹도 오프로드라는 아웃도어를 접기로 했습니다. 작년에는 신세계 그룹이 프랑스에서 들여왔던 살로몬이 사라졌고 휠라 코리아도 자체 아웃도어 브랜드인 휠라 아웃도어를 접었습니다.
아직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장사를 하고 있지만 추가로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업체도 그 만큼 많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이야기더군요.
요즘은 등산복 위주의 아웃도어가 지고 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애슬래저 브랜드가 뜬다고 하니 아웃도어를 접고 골프웨어와 애슬래저 브랜드로 옮겨 타는 업체가 생기고 있습니다.
백화점은 물론이고 웬만한 산 입구에 죽 늘어선 아웃도어 매장을 보며 저 많은 매장들이 어떻게 유지될까 하는 생각을 여러분들도 많이 해보셨을 것입니다. 결국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남다른 산 사랑을 바탕으로 영원히 성장할 것 같았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추락을 보면서 우리의 투자를 돌아보게 됩니다. 못 사서 난리인 업종이나 주식을 덜컥 사고 나면 묘한 불안감이 몰려 올 때가 있죠? 대박의 꿈은 과열과 버블을 만들고 그걸 억누르지 못하고 마지막 대열에 합류한 사람들은 늘 손해를 보게 됩니다.
브렉시트는 그야말로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일주일이 채 안된 지금 돌아보니 그 공포는 온데 간데 없고 이제 마음 한 구석에 탐욕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이제 영원히 주식을 돌아보지 않겠다던 결심과 함께 매도 주문을 냈던 분들마저도 다시 주식을 사 볼까 하실 것입니다. 투자와 투기의 경계는 참으로 희미한 점선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뇌동하지 않고 자기의 결심을 지키라고 늘 말씀드리지만 또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그래도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주식 딱 1년만 하겠다 혹은 이제 평생 주식은 쳐다보지도 않을 거라는 이런 생각은 버려달라는 것입니다.
1% 남짓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관리의 한 축인 주식투자는 늘 곁에 두고 친하게 지내야 할 길동무 같은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재기발랄한 친구 말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재미없고 과묵하지만 의젓한 친구도 필요하고, 변덕이 심해도 재밌고 발랄한 친구도 필요합니다. 주식투자를 그런 친구라 생각하고 한 번 친해지길 바랍니다. 헤어지는 걸 전제로 사귀는 친구는 정말 친구 아닙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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