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박문환의 머니칼럼
출연: 박문환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이사
- 드러나기 시작한 후유증들
브렉시트와 관련해서 1차적인 부작용들이 이미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부각된 것은 당연히 영국 부동산 시장이였습니다.
영국의 정치가에서는 <대처수상> 이후로 <스필오버효과>...즉 부자가 돈을 쓰면 그 효과가 중산층 이하에도 콩꼬물을 떨어뜨려 전체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는 이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영국의 정치인들은 보수당이든 진보든 절세를 미끼로 세계적인 부자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결국 영국을 인구 대비 <슈퍼리치>가 가장 많은 나라로 만들었지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민자들이 시내 중심지의 부동산을 엄청 매수했는데요, 브렉시트 이후 이민자들의 거주를 보장할 수 있는 지의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급격한 부의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이민자들의 거주 제한을 함부로 결정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시장의 걱정까지 막을 방법은 없었을 겁니다.
브렉시트가 딱 시작된 이후 영국의 부동산 펀드는 대략 30% 정도의 가격 하락을 보였는데요, 급기야 몇 개의 부동산 펀드에서는 유동성 부족을 이유로 환매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는 시스템 위기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금융주들의 문제입니다.
영국은 독일처럼 제조업이 발달하지도 않았습니다. 프랑스처럼 관광산업이 발달하지도 않았지요.
1800년대 이후로 영국이 패권국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금융 산업 때문이었습니다.
영국에서 만든 금융 상품은 영국의 기준에 맞을 경우 유럽에서도 별 다른 제약 없이도 판매가 가능했었지만 앞으로도 그런 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합니다.
당연히 고객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라도 본점의 위치를 유럽 본토로 옮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규제 등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의 계약들도 모두 손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추가 수수료 등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결국 이런 우려감이 대부분 나라들의 주가가 브렉시트 이전의 주가를 회복하고 있음에도 금융주들은 근처도 못가고 있었던 이유가 됩니다.
여기에 새롭게 이탈리아의 은행마저 문제를 만들고 있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은행들은 시스템 리스크에 대해 민감도가 큽니다. 위기가 생기게 되면 취약한 은행주들이 먼저 수면위로 머리를 내밀게 되지요.
최근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가 악역의 주인공입니다.
지난 몇 일 동안을 두 자리 수의 하락율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하락 속도가 매우 가파릅니다.
아시다시피 남유럽 국가의 대부분은 과도한 복지가 문제였습니다.
사탕을 줬다가 뺏을 경우에 아이는 더 울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이미 뿌려진 복지는 거두지도 못합니다.
영원히 경기가 좋을 줄 알고 포퓰리즘에 취한 정치가들이 분에 넘치는 복지 정책을 남발하는 바람에 나라의 곳간은 텅 비게 되었고, 지난 위기 때 작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력조차 없없습니다.
유럽을 강타한 재정 위기 이후 기업들과 공공부문의 부실은 더욱 커지게 되었지만, 이를 해결해줄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공식적인 이탈리아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무려 17%나 됩니다.
아예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이 1/5에 달한다는 말인데요, 사실 비공식적인 부실자산 비율은 그보다 훨씬 많습니다.
공적자금을 쏟아 부어서 은행을 구할 수 없으니 은행 부실은 늘 덮어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지금처럼 위기가 찾아오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비단 방카 몬테 뿐이 아닙니다.
이탈리아 전체 은행이 모두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현재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은 모두 3600억 유로로 이탈리아 전체 GDP의 1/4 수준입니다.
은행에서는 액면가치 대비 55% 수준으로 임시적으로 밸류에이션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20%의 실질 가치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확실한 치료는 고사하고 빨간약이라도 발라주기 위해서는 최소 400억 유로는 당장 투입되어야만 하는데요, 얼마 전 그렉시트 때 72억 유로를 투입했던 것을 비교한다면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입니다.
문제는 말이죠.....
이게 당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리렸듯이 국가의 안위보다는 자신의 인기에만 급급했던 저급한 정치인들이 과도한 복지를 남발하는 바람에 남유럽의 정부들은 하나같이 돈이 한 푼도 없습니다. 알거지들입니다.
그렇다고 또 잘 사는 북유럽에 기대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좋지 않습니다.
영국이 유로존을 떠나겠다고 한 이유 중에 하나가 과도한 이민자 정책과 더불어 남유럽의 과도한 복지 남발로 인한 파산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점 때문이었거든요.
만약 이탈리아의 은행이 파산하게 둔다면 그 여파는 유럽 전체를 다시 강타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문제가 될 것이고 그렇다고 다시 돈을 십시일반 모으자고 하면 가장 먼저 도망갈 나라가 네덜란드와 프랑스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보다는 헝가리와 체코도 1순위 이탈자 리스트에 속해 있겠네요.
정치적 리스크이기 때문에 공은 어디로 튈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오늘 새벽 뉴욕 연방은행 총재인 <윌리엄 더들리>는, 브렉시트의 영향에 대해 알 수 없으니 금리 정책도 정할 수 없다고 했던 것이죠.
저도 모르겠습니다. 시장이 어디로 퇼 지 말이죠.
이번에도, 해결의 키는 독일이 쥐고 있을 것이고, 메르켈 보다는 쇼이블레의 입에 저는 더욱 주목하고 있습니다만, 독일도 도이체방크의 부실 때문에 누구를 돕자는 말을 꺼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 6월 30일 방송에서...주가는 브렉시트 이전까지 근접했지만 아직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기존의 전략을 유지한다고 했던 이유입니다.
전략은 오늘도 동일합니다.
레버리지 절반 현금 절반에 하루 한 두 종목 이내로 매우 강한 종목만 5% 이내로 담는 전략을 유지합니다.
물론 매수가를 시가 종가 모두 훼손하면 매도해야만 한다는 것도 함께 기억해주십시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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