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가 주택건설사업자 30개를 넘개 가지고 있다면 좀 의아한 생각 안드시나요?
전화번호도 모두 동일하고 등기부에 나와있는 주소도 모두 동일합니다.
김치형 기자가 편법과 불법이 난무하는 일부 증권사들의 부동산금융 실태를 고발합니다.
<기자>
한국경제TV가 입수한 S증권의 주택건설사업자 명단입니다.
30개가 넘는 각기 다른 주택건설사업자들의 회사 이름과 설립연도, 대표자명 그리고 주소, 전화번호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증권사의 주택건설사업자라는 것도 이상하지만 더 의구심을 키우는 건 이들의 주소가 모두 S증권 본사 19층이라는 점과 심지어 전화번호도 한 두개로 같다는 점입니다.
<전화인터뷰>
S증권 유령 주택건설사업자
" 안녕하십니까 (S증권) 프로젝트 금융팀 000입니다."
기자: 드림스테이지 개발 아닌가요?
"아... 번호 바뀌었는데요. 저희가 법인을 양수도 해서요 다른 법인으로 넘어갔거든요."
하지만 이들 사업자에 대한 등기부등본을 떼보니 여전히 주소지가 그대로 S증권으로 나옵니다.
직접 S증권 19층에 찾아가봤습니다.
30개가 넘는 주택건설사업자들의 사무실은 단 한곳도 없고, 부동산금융 사업을 담당하는 S증권의 프로젝트 금융팀의 사무실과 채권운용부 등만 있습니다.
관련법에는 주택건설사업자는 22㎡(7평) 이상의 사무실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이 사무공간을 다른 사업자와 공유하면 안된다고 돼 있어 이들은 이미 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S증권은 껍데기만 있는 이런 주택건설사업자들로 무엇을 하는 것일까?
건설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건설사들이 LH공사 등이 추첨제로 공급하는 공공택지를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와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하는 이른 바 벌떼 입찰을 돕고, 그 보상으로 건설사들이 필요로하는 입찰 보증금 사업을 따 낸다는 겁니다.
<인터뷰>
주택건설업계 관계자
"(증권사 끼리) 경쟁이 치열해지니까 (입찰보증금)주관사 따내기위해서 중소형증권사들이 법인을 만들어요.. 건설사들을 찾아가서 예전에는 돈만 단지 빌려주는 CP나 전단채, 론(대출) 등 만 지원했는데... 내가 이런 표(주택건설사업자)가 있다. 적격을 갖춘 법인이 있으니 나 한테 주관사를 맡겨달라..."
LH공사가 분양하는 공공 택지 입찰은 가격 경쟁 방식이 아닌 추첨제여서 입지가 좋은 택지의 경우 건설사들 사이에는 로또로 불립니다.
하지만 이런 편법이 동원된 벌떼 입찰에는 입찰사마다 입찰 보증금을 내야해 대규모 자금 수요가 발생되는데, 증권사들이 이 틈을 파고들어 자신들이 보유한 껍데기 주택건설사업자를 동원해 줄테니 건설사들에게 자신들의 돈을 쓰라며 영업하고 있는 겁니다.
금융감독 당국도 이 같은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조사해 볼 뜻을 밝혔습니다.
<전화인터뷰>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국 관계자
"증권사의 정관에... 증권사도 자기들 부동산 임대업 같은 것들은 등록을 한다. 하지만 지금 얘끼한 것처럼 마치 건설사 인것 처럼 주택건설 사업을 하기 위해서.... 이런 것들은 정관상 사업목적하고는 다를 것 같다. 그 부분은 체크를...."
<스탠딩>
등기부상 이들은 이미 지난해 초부터 자신들 회사로 이런 껍떼기 뿐인 주택건설사업자들을 무더기로 주소 이전시키고 건설사들의 편법을 돕는 위법행위를 저지르며 자신들의 수익성을 높여 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이런 불법과 편법을 부동산 시장의 관행이라고 변명하지만 금융회사의 존재가치가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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