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에 따른 `부메랑 효과`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부담을 주는데다 환율까지 떨어지며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준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경상수지 흑자 신기록을 이어갔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경상수지가 121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80년 통계를 발표한 이후 27년 만에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며 52개월 연속 흑자입니다.
다만 수출 감소 폭보다 수입 감소 폭이 큰 `불황형 흑자`라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6월 중 수출은 지난해 6월보다 7.4% 줄었습니다.
지난해 6월 2.2% 감소한 것과 크게 비교되는데 우리의 수출 효자 상품인 디스플레이 패널, 석유제품, 승용차 등의 수출 부진이 컸습니다. 여기에 수입감소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에 이르면서 흑자폭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계속되는 경상수지 흑자를 곱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외부의 평가는 부담입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최근 `대외부문 평가보고서(ESR)`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과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반응과 대미 수출의 셈법도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리나라를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하며 환율 시장에 개입해 의도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유도하는 건 아닌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원 달러 환률의 하락과 이에 따른 수출입 동향의 변화는 또 다른 관심사입니다.
1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넘게 급락하며 1,108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만입니다.
지난 2분기 미국의 GDP성장률 부진과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동차 등 수출 효자 상품의 부진 속에 경상수지 실적만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우리의 수출 산업.
여기에 원화강세의 지속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수출 부진은 하반기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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