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박문환의 머니칼럼
출연: 박문환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이사
실망스러운
유럽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지난 주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서 스트레스 테스트가 될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 결과가 예정보다 하루 늦게 발표되기는 했습니다만 개운한 맛이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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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액면만 가지고 본다면 유럽 은행들에 대한 EBA의 평가는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비율은 평균 13.2%를 기록하면서, 2011년에 비해 대략 4%p 이상,
2014년초에 비해서도 대략 2%P 이상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준점이 좀 모호합니다.
은행 건전성이 취약한 포르투갈이나 그리스의 은행들은 공식적인 테스트에 포함 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결국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유럽 은행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테스트는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합격이나 불합격의 여부를 분명하게 보여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술에 물탄 듯 대충 얼버무리고 끝냈다는 느낌인데요, 그 이유를 좋게 해석한다면,
시장이 충격을 받는 것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해 독일과의 협상이 무산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위기를 치료하지 않고 슬쩍 덮었기 때문에 언제든 위기는 다시 재현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죠.
이번 스트레스테스트에서는 허들레이트(hurdle rate)조차도 제시되지 았았습니다만,
전통적으로 대략 자기자본 비율 5.5%를 기준으로 해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BMPS의 위기의 시나리오를 감안한
자기자본 비율은 -2.24%로 완전 잠식 수준이었습니다. 당연히 규격미달이었지요.
하지만 놀랍게도 다른 은행주들은 다 급락했지만 BMPS의 주가가 오히려 올랐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 직전에 자구 방안을 내 놓는 바람에 올라서 마감되었는데요, 그저 자구책이라니까 주가가 오르기는 했습니다만,
그 자구책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허접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첫째, 부실채권 277억 유로를 장부가의 33%인 92억유로에 특수목적 법인(SPV)으로 이전하고,
정부와 Atlante 등의 참여로 향후 부실채권에 대한 유동화를 시도해서 투자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둘째, 50억 유로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만약 시장에서 소화시키지 못할 경우 부실 채권 판매 규모에 따른 주간사의 조건부 인수조항을 붙여두었는데요,
마치 채권을 발행할 때 잔액 인수 조건처럼 제 3자 유증을 하고 흥행에 실패할 경우, 주간사가 잔액을 인수하는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Atlante는 물론이고 부실은행에 대한 유상 증자 모두 이미 실패한 정책입니다.
지금 유증을 한 들 누가 참여를 하겠습니까?
좀 더 현실적인 설명을 드리죠.
지난 4월, UniCredit과 Intesa Sanpaolo 등 민간 대형 금융기관들이 주도해서 일종의 구제 기금을 만들었는데요,
그게 <Atlante Fund>였습니다. 이 Atlante Fund의 운용 계획을 목적을 보면, 일단 전체 기금의 70%는 부실 은행들에
대한 증자에 참여하기로 했고 나머지 30%의 기금으로는 NPL과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기로 했었습니다. 생각은 정말 거창했지요.
하지만 <Atlante Fund>의 규모는 고작 42억 5000만 유로에 불과했습니다. 이탈리아 은행 부실 채권 전체 규모의 1.2% 수준 밖에 되지 않았지요.
코끼리에게 비스켓 하나 던져 주고는 양껏 먹으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탈리아 12위권 은행 Banca Popolare에 대해서 17억 5000만 유로 규모의 유상 증자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율은 고작 8% 수준에 그쳤었었습니다. 결국 나머지 92%를 Atlante Fund가 떠안을 수밖에 없었고,
고작 쥐꼬리만한 은행 하나 땜빵하는데 대략 1차 조성 기금 중 40%를 써버렸지요.
즉, 현재 이탈리아에서 부실 금융권에 대한 유증은 택도 없는 일이고 아틀란테 역시 방어 능력이 없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는 것이 매우 우습게 생각됩니다.
이번에도 10% 미만의 참여율을 보인다면 나머지 90%를 잔액 인수로 가져갈 사람도 없을 뿐더러 아틀란테의 준비된 기금은 BMPS 하나의 부실 277억 유로에 1/10에 불과합니다.
저는 애시당초 아틀란테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유증 역시 어림도 없구요.
유일한 해법이라면, Bail-in이 잠시 유보되고, 이탈리아 은행에 공적 자금이 투입되고 또한 이탈리아의 부실한 재정을 돕기 위해서
ECB 국채 매입의 기준이 발행잔액 기준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실패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 문제는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제시해드렸던 해법으로 귀결될 때까지
포트폴리오 내의 기존 종목들에 대한 추세 이탈가는 바짝 당겨 놓고 신규 종목은 늘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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