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에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대형M&A에 성공하고 나면 한동안 어려움에 시달린다는 이른바 `승자의 저주`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증권업계의 최대 매물이었던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을 사들은 미래에셋과 KB금융지주는 이런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변의 호평속에 발빠른 통합 작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김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KB금융지주가 최근 신의 한수를 던졌습니다.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하며 확보한 지분 30%를 제외한 잔여지분 지분 70% 가량을 자신들의 주식으로 맞바꾸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모두 가져오겠다고 밝힌 겁니다.
맞교환 할 KB금융지주 주식은 신주 발행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1조 25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현대증권의 지분 30%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인수 비용없이 확보하게 됐습니다.
물론 신주 발행으로 희석될이 KB금융지주 주가 방어를 위해 5000억원의 자기주식 매수금을 사용하고 이런 결정에 반대하는 현대증권 주주들의 주식을 사들여 주는 주식매수청구로 최대 7000억원이 소요될 가능성은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를 고려해도 전체 인수비용을 1조원 이상 절감시키는 방식안이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습니다.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초대형IB육성안도 KB지주에겐 호재로 해석됩니다.
현대증권과 합병해 탄생할 KB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8천억원.
금융위가 제시한 단계별 초대형 IB 선정기준 4조원이 언제든 의지만 있으면 달성 가능한데다 이 기준을 넘을 국내 증권사가 미래에셋과 NH투자증권 뿐이기 때문입니다.
KB금융지주의 주가도 현대증권 인수가 확정된 3월 중순 3만원 초반대에서 최근 3만6천원까지 20% 가량 올랐습니다.
지난해 12월말 대우증권 인수를 확정짓고 재빨리 대우증권의 브랜드 사명을 미래에셋대우로 변경하는 등 합병 작업을 착착 진행 중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시장 기대감도 높습니다.
합병 절차가 무리없이 진행되는데다 지난 2011년 휠라코리아와 산업은행 등과 함께 인수한 아큐시네트의 뉴욕증시 상장이 빠르면 다음달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진행 중입니다.
아큐시네트는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 세계적인 골프용품 제조회사를 거느린 회사로 상장 후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우증권 인수 직전인 지난해 12월 말 1만7천원대까지 빠졌던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도 최근 2만7천원을 넘는 강세로 최근 상황을 반영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M&A 이후 빠른 합병 작업과 과감한 의사결정이 당초 이들에 대한 고가인수 부담 의견을 합병 시너지 기대감으로 바꿔 놓고 있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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