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연서의 변신은 무한대 “저를 재발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입력 2016-08-09 07:43  



배우 오연서가 연기 변신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 보였다.

영화 ‘여고괴담5’ 이후 약 7년 만에 스크린에 나선 오연서는 스크린 컴백작으로 ‘국가대표2’를 선택하며 변화를 꾀했다. 스크린 복귀에 대한 설렘과 긴장감이 가득한 오연서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국가대표2’는 2009년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국가대표’의 속편 격으로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다.

“‘국가대표1’의 명성을 받아서 잘 됐으면 좋겠어요. 출연배우들끼리 500만 정도 들면 좋겠다고 얘기를 나눴어요. 그래야 ‘국가대표3’, ‘국가대표4’도 계속 나오죠. 평이 좋아서 기분이 좋아요. 감동도 있는 영화니까 가족이 함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스포츠 영화, 그것도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고 가는 역할이다. 오연서는 스포츠 영화라는 장르가 가진 장르성과 배우들이 모두 빛을 발해야 완성되어지는 특성 때문에 선택했다.

“스포츠 영화 장르의 특성이 분명히 있어요. 장르와 소재에서 오는 신선함이 컸죠. 배우들의 어우러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 장르는 모두가 함께 이뤄내야 하는 장르라는 생각이 있어서 더 호기심도 있었어요. ‘국가대표2’는 내가 어떤 꿈을 위해 달려왔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어요. 관객 분들도 스스로의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거예요. 남자아이스하키는 팬들이 많더라고요. 여자아이스하키도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왔다! 장보리’, ‘빛나거나 미치거나’에 이어 ‘돌아와요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청순가련한 외모와는 달리 다양한 변신을 통해 대중을 사로잡은 오연서. 출연하는 작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브라운관의 여왕으로 자리 매김한 오연서는 ‘국가대표2’를 통해 강한 승부욕을 지닌 채경으로 분해 한층 더 강렬한 걸크러쉬 매력을 선보인다.

“새침해 보이는 이미지를 깨기 위해 캐릭터 도전을 많이 했어요. 지방 출신이라 촌에서 어린 시절을 다 보냈는데, 많은 분들이 도시에서 지낸 것으로 생각하시더라고요. 이미지를 벗고 싶었어요. 저에게 큰 도전이었어요.”

쇼트트랙 경기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퇴출되어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만년 2등 채경. 매사에 불만을 가진 반항적인 태도로 인해 팀원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국가대표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을 지닌 선수다. 아이스하키뿐만 아니라 같은 팀원에게 조차 관심이 없는 채경이지만 훈련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마음을 점차 열며 국내에 하나분인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리더로써 팀원들의 도전을 위해 노력한다.

“세계 랭킹 5위였다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이지만, 자존심이 센 인물이에요. 아이스하키 팀에 왔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하고 짜증나는 일이죠. 다른 멤버들을 무시하고요.”

오연서는 채경의 터프하고 보이시한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긴 생머리를 과감히 버리고 숏컷으로 변신, 거침없는 말투를 완벽 소화하는 등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한 남다른 열정을 기울였다.

“다 같이 노력했어요. 다른 배우들 보다 외모에 변화를 줬고, 하나가 되는 과정이었어요. 호흡이 중요했으니까요. 채경의 귀여운 모습도 기대해 주세요.”

‘국가대표2’를 통해 스케이트를 처음 접한 오연서는 쇼트트랙 세계랭킹 5위에 빛나는 태경 캐릭터를 위해 근력 운동에 도전, 탄탄한 몸매를 완성하고, 극심한 근육통에 시달리면서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3개월에 걸친 훈련에 꾸준히 참여했다.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쇼트트랙 선수로 나오다 보니 포즈를 따로 배웠어요. 촬영은 힘들었지만, 칭찬을 해주실 때마다 정말 힘이 났어요. 현장 분위기는 최고였어요.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알게 돼서 좋았어요.”



영화 초반 오합지졸 훈련 장면을 촬영한 청주 아이스링크장과 태릉 빙상장을 비롯해 총 20회 차에 달하는 아시안게임 경기 장면을 실시한 목동 아이스링크장 모두 영업이 끝난 심야 시간부터 대관이 가능했다. 한 달이 넘게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뀐 생활을 거듭한 배우들과 제작진은 체력뿐 아니라 정신력의 소모도 굉장했다.

“실제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촬영하다 보니 안 아프게 잘 부딪혀 주더라고요. 호흡하는 게 힘들었어요. 몸을 사린 친구는 없었어요. 밤낮이 바뀌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촬영해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그 안에 일정을 소화해야 했죠. 찍을 때는 ‘완성분이 어떨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잘 나왔더라고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경기장면이 박진감 넘치고 생동감이 있어요. 개개인의 캐릭터가 재밌어요.”

추위와의 전쟁도 빼놓을 수 없었다. 한 겨울에 촬영이 진행됐기 때문에 링크장 밖의 대기 장소도 영하의 날씨인데다, 링크장 안은 그보다 평균 5도 이상 낮아서 마치 대형 냉동창고 속에서 촬영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배우들은 촬영을 이기기 위해 자발적으로 촬영 전 링크장을 다섯 바퀴씩 돌며 체온을 상승시킬 수 밖에 없었다.

“스케이트는 늘 신고 있었어요. 아이스하키 장비 자체가 너무 무거워서 움직임이 불편하고 혈액순환도 잘 되지 않았는데, 링크장이 워낙 추웠기 때문에 체온 유지를 위해 장비를 계속 착용하고 있었어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보호 장비를 하나라도 더 착용하기까지 했어요. 아이스하키는 얼음 위에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정확한 기술이 없으면 서 있기조차 힘들어요. 추위와 체력, 정신력의 싸움이었어요.”

오연서, 수애, 하재숙, 김슬기, 김예원, 진지희 6명의 여배우들은 ‘국가대표2’에서 여자 국가대표 선수,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민낯 투혼부터 단벌의 트레이닝복 열연까지 불사하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촬영에 임했어요. 그래도 여배우다 보니 피부 관리에 소홀히 할 수는 없잖아요. 피부과는 매주 가요. 반신욕도 하고, 평상시에도 화장품이나 뷰티 아이템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써 봐요. 수애 언니는 동안이라 어떻게 찍어도 예쁘더라고요.”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그의 연기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여배우다. 때문에 영화 ‘국가대표2’는 오연서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을 한 듯 했다. 촬영장에서 느낀 그 묘한 호흡을 잊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제가 행동대장 같은 성격이에요. 분위기 메이커였죠. 나이도 중간이라 그런 역할을 했어요. (진)지희는 귀여워요. 나이에 비해 진지해서 많이 놀렸어요. 남자친구를 만나 본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수애 언니가 너무 재밌어요. 우리가 막 시켜요. ‘샤샤샤’ 춤도 시켰는데, 못 한다고 하면서도 잘 하더라고요.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졌어요.”

오연서는 주로 드라마 작업을 하다 보니 2009년 ‘여고괴담5’ 이후 약 7년 만에 영화계로 돌아왔다.

“드라마가 연달아 들어가다 보니 기회가 없었어요. 이번 영화가 잘 돼서 많은 감독님들이 저를 재발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최동훈 감독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범죄의 재구성’부터 재밌게 봤어요.”

언론시사회 직후 ‘국가대표2’를 향한 기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대에 힘입어 배우들은 공약을 걸었다. 오연서는 500만 관객 돌파 시 섹시댄스를 추겠다고 약속했다.

“100만 돌파하면 연습에 돌입할 거예요. 난 이상한 섹시, 수애 언니는 정통 섹시 댄스를 보여줄 거예요. 다들 잘 봤다고 하셔서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어요. 그런데, 개봉이 다가오니까 ‘내가 왜 그랬지’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기존에 쌓아왔던 이미지에서 한 발 내딛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배우들은 안다. 다음 작품을 통해 우리는 오연서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 거듭날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차기작은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스릴러, 탐정물을 좋아하는데, 형사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당분간은 연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결혼은 34살쯤 하고 싶어요. 말이 통하고, 마음이 따뜻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남자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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