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소방관, 도박빚 갚으려고 강도행각…부부 살해 후 방화 ‘충격’

입력 2016-08-11 01:52  



현직 소방관이 도박빚을 갚기 위해 살인과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 안성 부부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안성경찰서는 지난 1일 오전 3시께 안성시 A(64)씨의 집에 침입, A씨와 부인(5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소방관 최모(50)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최근 최씨가 도박빚에 시달린 사실과 최씨가 연행 과정에서 "돈을 빼앗으러 A씨 집에 침입했다가 싸움이 일어나 살해했다"고 자백한 점 등으로 미뤄,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강도행각을 벌이다가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가 범행에 이용한 흉기와 둔기는 A씨 집에서 직선거리로 200m가량 떨어진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흉기 등에서는 혈흔반응이 나왔으며,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또 최씨가 범행 당시 입고 있었다가 인근 야산에 묻은 옷도 수거했다.

최씨는 당초 A씨 집 화재 상황을 처음 신고했던 이웃으로, 10일 오후 4시 50분께 아파트 옥상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투신하려다가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최씨는 제초제를 마신 뒤 아래로 뛰어내렸으나 14층 복도에 걸렸고, 재차 뛰어내렸다가 13층 복도에 걸려 목숨을 구했다.

경찰은 최씨를 체포한 뒤 일단 충남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겼으며, 최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관인 최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적 부담을 느껴 이날 연차를 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앞서 A씨 부부는 1일 오전 3시 5분께 안성시 소재 불이 난 자택에서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부부의 시신을 검시한 결과 호흡기에서 질식사한 경우 발견되는 매(그을음)가 극소량 발견되거나 아예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부부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 뒤 집에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수사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더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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