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두라스의 역습 한방에 8강행이 좌절된 한국 올림픽남자축구대표팀(사진 = 대한축구협회) |
야속하지만 1골 승부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 바로 축구다. 한국 선수들은 압도적인 공격 전개 능력을 자랑하며 온두라스 골문을 쉼없이 두드렸지만 결정적 고비를 넘지 못했다. 상대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의 실력만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역습 한방이 우리의 뒤통수를 쳤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에도 그랬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 축구에게 더 준비하라고 일침을 날린 셈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올림픽남자축구대표팀이 한국시각으로 14일 오전 7시 브라질 벨루 오리존치에 있는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온두라스와의 8강 경기에서 0-1로 패하고 쓸쓸하게 돌아섰다.
후반전 추가 시간 3분도 지나고 45초 뒤에 게아드 그리샤(이집트)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한국의 손흥민이 주심에게 달려가 주심 재량의 추가 시간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점에 항의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미 끝난 뒤였다.
후반전 추가시간이 흘러가면서 온두라스 공격수 알베르트 엘리스가 노골적으로 침대축구를 펼치며 시간을 끌었던 것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주관적인 부분이었다.
훨씬 더 많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단 1개도 살리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경기였다.
특히 손흥민은 전반전 2개, 후반전 2개에 이르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웃지 못했다. 전반전 추가시간에 장현수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놓고 오른발로 날린 발리슛이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에게 막혔고, 후반전 시작 후 2분만에 류승우의 좋은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와 1:1로 맞서는 기회에서 날린 회심의 오른발 슛마저 골키퍼 로페스에게 막혔다.
상대 골키퍼가 순발력이 뛰어난 실력자라고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패배의 원인을 거기에만 둘 수는 없었다. 손흥민과 함께 류승우도 45분에 결정적인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온두라스 골문을 크게 위협했지만 골키퍼 로페스의 슈퍼세이브에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아무리 상대 골키퍼가 능력자라고 해도 더 섬세하고 더 위력적인 슛으로 끝내야한다는 것은 멀리 가지 않더라도 피지와의 C조 1차전 전반전에 충분히 경험하고 교훈을 삼을 수 있었기에 이 결과는 더이상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온두라스는 단 1개의 역습을 완벽하게 살려냈다. 59분, 로멜 키오토의 역습 드리블 속도가 남달랐고 반대쪽에서 이 드리블을 믿고 달려온 공격수 알베르트 엘리스는 너무도 정확하게 오른발 인사이드킥을 성공시켰다. 그 이전에 무수히 많은 득점 기회를 날려버린 한국 선수들이 보란듯이 온두라스는 이 한방으로 경기를 끝낸 셈이다.
이후 30분이 조금 넘도록 이어진 한국의 대반격 상황에서 예상했던 온두라스의 노골적인 시간 끌기 행위가 이어졌지만 한국의 코너킥, 프리킥 세트피스는 키다리 골잡이 석현준의 높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유연하면서도 빠른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는 황희찬의 장점을 살리는 공격 조직력을 더 펼치지 못했다.
상대 선수들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분노를 일으키기보다 실력으로 우위를 증명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실천하지 못한 탓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었다.
2016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8강 결과(14일 오전 7시, 미네이랑-벨루 오리존치)
★ 한국 0-1 온두라스 [득점 : 알베르트 엘리스(59분,도움-로멜 키오토)]
- 경고 : 이슬찬(45+1분), 박용우(72분), 심상민(89분)
◎ 한국 선수들
FW : 황희찬
AMF : 류승우(87분↔최규백), 문창진(68분↔석현준), 권창훈, 손흥민
DMF : 박용우
DF : 심상민, 정승현, 장현수, 이슬찬
GK : 구성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