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최재원 부상 불구 마운드 지킨 장시환, 동업자정신 상실

입력 2016-08-19 10:35   수정 2016-08-21 00:42

▲ 장시환의 투구에 안면을 맞은 최재원이 부상을 당하고 있다. 장시환은 헤드샷으로 퇴장 당했다.(사진 = KBSN)

동업자정신을 떠나 도리에 어긋난 행위였다.

18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삼성의 경기 7회초. 타석에는 삼성의 최재원이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장시환. 그리고 장시환이 던진 5구가 최재원의 얼굴로 향했고 턱을 그대로 강타했다. 타석에 쓰러졌던 최재원은 곧바로 출동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장시환은 헤드샷으로 인해 퇴장을 당했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헤드샷 규정에 의해 퇴장이 따른다고 해도 투수도 사람이다. 고의가 아닌 실수로 타자를 맞출 수도 있고, 투구가 머리 쪽을 향할 수도 있다. 그런데 빈볼이 아닌 이상 타자의 얼굴을 향해 실수로 투구를 했다면 사과의사를 표하는 것이 기본인 것이다.

하지만 18일 최재원이 쓰러진 이후 과정에서 kt 장시환-이해창 배터리는 쓰러진 선수에 대해 사과의 액션도 없었다. 실수라면 반사적으로 포수는 쓰러진 타자를 살피게 된다. 투수 역시 달려가서 상대에게 사과하지 않더라도 마운드에서 내려와 쓰러진 타자 쪽으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맞춘 장시환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고, 이해창 역시 몇 번 쳐다보고 멀찌감치 빠져 있었다.

당황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정말 놀랐다면 타자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 정상적이 반응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아무런 반응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는 것은 논란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메이저리그는 안 그런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또한 “그라운드는 전쟁터”라며 적에게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는 미국이 아닌 한국이다. 우리 정서에 따르면 된다. 투수가 타자에게 사과한다고 해서 경기에서 패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기싸움을 운운하면서 사과를 거부한다면 그렇게 가르치는 지도자와 그것을 실천하는 선수는 야구팬들의 지지를 기대하기 힘들다.

선수들은 늘 동업자정신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동업자정신에 위배된 행위를 자주 저지른다.

동업자정신이라는 것이 뭔가? 일부러 상대를 해하려 하지 않는 것과 혹시라도 실수를 해서 상대에게 해를 가했다면 최소한 사과를 통해 서로 감정을 쌓지 않는 것 아닌가? 만약 입장을 바꿔서 타자가 일부러 배트를 던져서 투수를 맞추려는 행위를 한다면 투수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심지어 일부러 투수를 맞춘 후, 방망이만 가지고 간다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동업자정신과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매너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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