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1] - 김동환의 시선 <스위스>

입력 2016-09-0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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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스위스` 입니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이 합병을 할 거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조회공시에 검토를 하고 있다고 했으니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양사가 한 살림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약개발을 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야 하는데 생활 건강 자체 자금으로는 어림도 없죠. 작년 기준으로 매출 4,500억 원에 순익이라야 100억 원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니까요.

    작년에 우리 신약개발과 기술 수출의 새로운 장을 썼던 한미약품이 10년 넘는 기간 동안 1조 원 이상의 투자를 하면서도 이른바 라이센스 아웃 즉, 임상 단계를 다 끝내고 제품화 하지 못하고, 해외 대형 제약업체의 중간에 기술을 수출하고 마는 것도 사실은 더 대규모의 투자를 하기가 벅차기 때문입니다.

    LG그룹의 간판인 LG화학은 20조 원의 매출에 순익만 1조 원 이상을 올리는 기업이니 이 두 회사가 합병을 한다면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자금의 문제는 일단 해결이 되고, LG화학의 입장에서도 석유화학, 전지, 전자소재, 농 화학에 의약품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석유화학 경기에 너무 민감한 시황산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우리 재벌 기업들이 제약, 바이오 산업에 속속 진출하고 대규모 투자의 채비를 하고 있군요. 삼성바이오가 하반기에 상장을 하면서 투자여력을 더욱 키울 것이고, SK그룹에는 SK캐미칼이 있죠.

    미래 성장 산업이라는 게 여러 가지 있지만 성공하기만 하면 이 제약, 바이오 산업처럼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는 산업은 없겠지요. 기술의 축적이란 측면에서도 그렇고요.

    인구 800만의 스위스, 시계 같은 정밀 기계와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것 같지만 노바티스, 로슈, 액타비스, 액텔리온, 갈더마 등 세계 50대 제약회사 중 5개가 스위스 회사고, 노바티스는 작년 매출 기준으로 세계 1등 제약업체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제약산업이 차지하는 스위스 경제의 몫이 대단하죠? 스위스 전체 GDP의 5.7%, 수출의 30%가량이 의약품입니다.

    노바티스의 작년 매출이 약 60조 원이니까 200조 원의 삼성전자나 90조 원의 현대차를 제외하면 우리 기업들 중에 이 회사 매출로 따라올 기업이 없다는 얘기죠. 나름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기술력만 발전 시켜나간다면 경기를 타지 않는 산업입니다. 약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오지 않는 한 말입니다.

    1970년대 현대가 자동차를 만들 때도 1980년대 초 삼성이 반도체를 만든다고 했을 때도 오늘날의 위상을 상상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을 겁니다. 물론 사업을 시작한 정주영, 이병철 회장의 가슴에 30년, 40년 뒤엔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다짐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당시엔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고 실제로 과도한 투자로 다른 사업을 망칠 뻔 한 적도 있었습니다.

    제약 강국 스위스가 결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건 아닙니다만 이제 우리는 30년, 40년 전처럼 맨손이 아닌 자본을 가지고 있고 연관 분야의 기술과 네트워크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30년, 40년 전 그때의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한 단계씩 올라간다면 세계 최고의 제약 바이오 기업이 바로 우리 나라에서 나오지 말란 법이 있겠습니까?

    제약, 바이오 뿐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일컬어지는 신(新) 산업 분야에 우리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일어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또 이 투자가 국내의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벤처기업에게까지 흘러 들어 시너지를 내기 바랍니다. 혼자 다 하려고 애를 쓰다 말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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