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수입맥주, 국내 맥주시장 '접수'…경쟁제한 규제가 원인

정경준 기자

입력 2016-09-19 19:23  

    <앵커>

    이번 추석에 가족끼리 이런저런 얘기 나누면서 맥주 한 잔씩 하셨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최근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수입맥주는 국산맥주에 대한 맛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선지, 정경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인터뷰] 윤철호 (서울 홍대)
    "수입맥주는 맛있다. 국산맥주는 맛에 큰 차이가 없는 반면에 수입맥주는 일단 개성이 있다."

    [인터뷰] 정다운 (캐나다 거주)
    "(외국맥주와 비교할 때) 한국맥주는 맛이 있지는 않다."

    [인터뷰] 고성원 (서울 대방동)
    "호기심에 수입맥주를 찾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수입맥주는 맛있다. 국산맥주는 일단 싱겁다."

    [인터뷰] 박진우 이마트 영등포점 주임
    "수입맥주의 경우 찾는 고객들이 많아 지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종류가 많아지면서 다양하게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상태다."

    이 대형마트의 경우, 올해 들어 8월 현재까지 전체 맥주 매출 가운데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대까지 높아졌습니다.

    국산맥주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데 반해 수입맥주는 연평균 20%대에 달하는 매출 증가세를 기록중입니다.

    저도주 선호현상과 다양한 맛의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맥주시장에서는 87개국, 총 400여개의 수입맥주 제품이 현재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입맥주업체들은 판매가격 할인 등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나서며 시장 장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2.8% 수준이던 수입맥주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현재 8.4%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요 국산맥주업체들은 수입맥주의 다양성은 차치하더라도 현행 세금 체계에서는 국산맥주가 수입맥주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구조라는 입장입니다.

    국산맥주의 경우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이윤 등이 포함된 출고가를 과세표준으로 하고 있지만, 수입맥주의 경우 수입신고가와 관세만을 포함해 과세표준을 삼고 있는 만큼, 경쟁상 우위에 설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경쟁제한적 시장규제가 다양하고 질 좋은, 고급 국산맥주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
    "(맥주산업을 둘러싼) 각종 규제가 풀려야 한다. 시설규제, 유통망규제가 있다. 시설규제는 소기업이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인위적인 칸막이로 작용되는 규제다. 유통판매망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의 경우 특정주류도매상을 통해서 팔 수가 없게끔 돼 있다. 이런 것들이 풀려야 되고, 소규모맥주의 경우 소매점, 마트나 편의점 등의 직접 판매가 금지가 돼 있는데, 이런 것들이 풀려야 한다."

    시장규제 완화를 통해 하우스맥주, 수제맥주 등 다양한 소규모맥주가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가격 기준의 현행 주세 체계를 생산량을 기준으로 한 종량세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맥주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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