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일본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 LNG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에너지 소비시장의 큰 손입니다.
최근 기존 수입가격보다 50% 가까이 싼 미국산 LNG가 등장하면서 확보 경쟁이 치열한데, 일본은 적절한 정책으로 대규모 물량 비축에 성공했지만 우리 나라는 일본의 1/5 수준에 그쳤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이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시아는 전 세계 LNG 수입의 약 60%를 차지하지만 수입가격은 미국의 최대 4배, 유럽의 2배 수준입니다.
미국, 유럽과 달리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유가와 연동해 가격을 정하는 데다, 운송과 액화 비용 등 ‘아시아프리미엄’이라는 추가 비용이 붙기 때문.
그 결과 아시아 수입국들은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20년 가량의 장기계약을 맺고, 인수 후 제 3국으로의 수출이 제한되는 계약조건도 감수해왔습니다.
문제는 지금 처럼 유가가 떨어지거나, 전세계 가스 공급량이 증가해 LNG가격이 낮아져도 추가 구매에 제대로 나설 수 없다는 겁니다.
올 초 미국이 LNG 수출을 본격 시작하면서 가격 하락요인은 더 많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아시아 주요국들은 기존 가스 수입 체계 개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부터 가스시장을 민간에 개방하는 일본은 지난 5월 LNG허브구축 계획을 발표하고, 아시아 LNG 선물 시장과 가격 지표 마련에 나섰습니다.
더불어 일본 내 수입사업자간 거래 활성화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고, 나아가 아시아 국가 간 거래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도현재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본은 시장 자율화를 통해서 많은 거래를 일으키고 지역내 가스 가격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국 내에서 가스허브, 거래허브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OECD에서 유일하게 자가발전용도를 제외한 민간사업자의 LNG 수입이 제한돼, 국내 거래가 없고 시장 형성의 기회도 없습니다.
정부는 독점 권한을 갖는 한국가스공사의 수입 계약이 대부분 종료되는 2025년 이후로 규제완화 논의를 미뤄둬, 미국산 LNG 수출 등 세계적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현재 미국산 LNG를 연간 2400만톤 확보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가스공사와 SK E&S가 약 570만톤 공급 계약을 맺은 게 전부입니다.
<인터뷰>황병소 산업통상자원부 가스산업과장
"가스공사 독점시장으로 돼있는 상황이니까요. 2025년 이후 민간 참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기능조정 방안 정리돼있다. 이해 관계자가 여러명이니까 다양한 의견 수렴해서 조정해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정부가 공급 안정과 이해당사자간 갈등을 이유로 손 놓고 있는 사이, 일본은 아시아 LNG 시장의 주도권 전쟁에서 앞서가는 모양샙니다.
한국경제TV 이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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