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美 대선 TV토론…승자는? 시장은 안다

입력 2016-09-27 14:47  

    [머니칼럼] 美 대선 TV토론…승자는? 시장은 안다
    박문환 /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 이사
    조금 전에 1차 티비 토론이 끝났습니다.
    첫 느낌은 힐러리으로 다소 기우는 듯 합니다만...미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넓어서 선거인단이라고 하는 독특한 선거 제도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전체 국민들의 지지율보다는 선거인단의 지지율에 의해 당락이 결정됩니다.
    1차 토론을 마친 시점에서 지금까지는 힐러리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유대인 협의회에서 지지하지 않으면 당선이 어렵기 때문에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유대인 협의회에서는 현재 대통령인 오바마에게 실망을 많이 한데다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죠.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건 별 상관은 없겠지만, 이들 후보의 당락이 우리네 시장의 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제가 우리네 종목들의 70% 이상이 석유와 환율 그리고 금리라고 하는 거시지표에 영향을 받는다는 말씀을 매우 자주 드렸었는데요, 이들 두 후보가 누가될 지의 여부에 따라 이들 세 가지의 거시지표의 방향이 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속단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아마도 오늘 밤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누가 더 표심을 가지고 갔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짐작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 영향을 주는 거시지표들이 먼저 알아보고 움직일테니까 말이죠.
    아시다시피 이번 1차 티비 토론의 주제는 <국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국내 문제에 대해서 트럼프 후보와 힐러리 후보는 언제나 다른 견해를 견지해왔었습니다.
    환경 문제나 세금, 재정 정책 그리고 연준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이건 뭐 완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두 후보의 의견은 완전히 극과 극이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힐러리는 환경에 대해 매우 관심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수압파쇄법 등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세일 오일의 생산에 제한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화석연료 생산 회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해왔었습니다.
    반면에 트럼프는 오히려 알래스카 해상 유전을 개발하고 키스톤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등 구 에너지 산업에 대한 부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오늘 밤 에너지 관련주들과 유가의 움직임에는 이들 두 후보의 당락에 대한 단서가 드러날 것입니다.
    구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다면, 당연히 어눌해보였던 트럼프가 이긴 것이죠.
    힐러리는 세일 오일에 대한 제한을 주장했었기 때문에 오늘 밤 특별한 사유 없이 유가가 오른다면 힐러리가 1차 티비 토론에서 승세를 잡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힐러리는 연준을 신뢰합니다. 또한 중앙은행이 독립적인 정책을 세우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현재의 연준에 대해 신뢰하지 않습니다. 또한 중앙 은행에 대해 정부의 간섭을 지지하고 심지어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자넷 옐런을 교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밤 금리의 움직임에서도 이들 두 후보의 당락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금리의 변동성이 심해진다면 시장은 트럼프의 승세를 인정한 것입니다.
    다만 금리에 변동성이 커진다는 것이 금리의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금리의 기간 구조가 다소 복잡한 모습을 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는 집권을 하게 된다면 대규모 재정 적자와 국채 발행을 공약으로 내세웠었지요?
    또한 매우 공격적인 감세를 주장하면서 법인세율을 15%까지 낮추겠다고 했었습니다.
    재정투자는 주로 도로나 항만 등 인프라에 투자하기로 했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는 달러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 밤, 달러의 움직임을 주시하십시오.
    달러화의 가치가 크게 하락한다면 시장은 트럼프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만약 물가 연동국채가 하락한다면 시장은 힐러리에게 표심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헬스케어도 관심을 가져두실 필요가 있는데요, 힐러리는 언제나 약가 인하를 주장해왔었습니다.
    만약 헬스케어가 약세를 보인다면 당연히 힐러리에게 표심이 갔다고 봐야하겠네요.
    정리를 해보죠.
    우리나라 주식의 70%는 <유가> <환율> <금리>라고 하는 3개의 거시지표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움직입니다.
    만약 트럼프가 우세하다면 오늘 밤 유가는 중장기적으로 하락하고, 달러는 약세를 보이며, 금리는 변동성이 커질 것입니다.
    만약 힐러리가 우세하다면 유가에는 장기적 호재가 됩니다.
    결국 천천히 올라서 60달러 이상까지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달러는 물론 궁극적으로 약세는 보이겠지만 그 속도는 현저히 둔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경식
    ksyang@wowtv.co.kr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조하세요]
    [한국경제TV 증시라인 1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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