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올해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순위가 26위로 3년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WEF가 취약하다고 지적한 노동·금융 부문 순위가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는데 노동·금융 부문 구조개혁과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산업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WEF가 발표한 `2016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 종합순위는 평가대상 138개국 중 26위다. 2014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인 26위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같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2004년 29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2007년 11위까지 뛰었지만 2009년 19위. 2011년 24위, 2013년 25위로 하락세다.
WEF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과 더불어 국가경쟁력 순위를 매년 발표하고 있다. 올해 평가는 3대 분야, 12개 부문, 114개 항목(통계 34개·설문 80개)으로 이뤄졌다. 한국 설문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대·중소기업 최고경영자를 상대로 진행했다. 응답자 수는 100명, 응답률은 24.0%였다.
3대 분야별로 보면 기본요인(18→19위), 효율성 증진(25→26위) 분야는 순위가 소폭 떨어졌고 기업혁신 분야는 22위로 지난해와 같았다.
기본요인 분야에 속한 4가지 부문은 대체로 성적이 좋았다. 우선 거시경제 환경은 2계단 오른 3위에 올랐다. 전체 12개 부문 중 가장 높은 등수다.
WEF는 한국의 물가 수준, 국가저축률, 국가신용도 등을 높게 평가했다. 도로, 철도, 항공 등 인프라 시설의 질도 긍정적으로 판단, 3계단 오른 10위에 올렸다.
효율성 증진 분야에선 그간 취약 부문으로 지적받은 노동·금융이 여전히 부진했다. 금융시장 성숙도 부문(87→80위)은 한국이 가장 취약한 곳으로
2년 연속 꼽혔다. 노동시장 효율성 부문(83→77위) 역시 조사대상국 중 중간 등수에도 들지 못했다.
특히 금융 부문은 2007년 27위를 기록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으며 추락했다. 2010년 이후로는 2011년(71위)을 제외하곤 80위권에 줄곧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는 우간다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노동 부문 세부 항목들은 더 부진한 게 많았다. 금융 부문에선 대출의 용이성 92위, 벤처자본 이용가능성 76위, 은행건전성 102위 등으로 나타났다. 노동 부문에선 노사 간 협력, 고용 및 해고 관행 항목이 각각 135위, 113위로 꼴찌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두 부문 모두 순위가 전년보다 오른 점은 긍정적이다. WEF는 정부의 금융개혁 노력이 금융 부문 성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노동 부문은 근로유인에 대한 과세 효과, 보수 및 생산성 향상 등이 순위 상승을 주도했다.
기업혁신 및 성숙도 분야에선 기업활동, 기업혁신 부문이 각각 23위, 20위에 올랐다. 이 밖에 시장 규모(13위), 상품시장 효율성(24위), 고등교육 및 훈련(25위) 등이 좋은 성적을 받은 반면 제도적 요인(69위)은 저조했다.
국가경쟁력이 가장 강한 나라는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 순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아시아 주요 국가 중에선 일본, 홍콩, 중국이 각각 8위, 9위, 28위를 기록했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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