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부산 최고 부촌인 해운대 마린시티가 직격탄을 맞았다.
‘해운대의 맨해튼’이라 불리는 마린시티는 곳곳에 가로수가 꺾이고 도로가 패였으며, 상가 유리창이 박살나는 등 쑥대밭으로 변했다.
80층 아파트를 비롯해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마린시티는 만조로 수위가 평소보다 1m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순간 풍속 20m/s가 넘는 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몰아치자 큰 피해를 입었다.
해안가에는 높이 3.6m의 방파제가 설치되어 있지만, 파도가 워낙 거센 탓에 무용지물이었다.
파도는 순식간에 방파제를 뛰어넘어 50m가량 떨어진 상가 일대에까지 밀려갔다.
마린시티 내 도로는 성인 종아리 높이 정도까지 잠겼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고급 승용차들이 조금이라도 물을 피하려고 턱이 높은 인도로 올라오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 아파트 주차장도 침수돼 고급 외제 차 1대가 물에 반쯤 잠기기도 했다.
한 상가는 침수된 뒤 유리창이 박살이 났고, 상가 앞 자판기가 넘어지며 문을 쳐 문이 심하게 찌그러졌다.
부산 해운대구는 이날 780m 길이의 방파제에 인접한 마린시티 내 해안도로뿐만 아니라 마린시티 내 대부분의 도로를 통제했다.
한 구청 직원은 "현재 배수작업이 진행 중이며 일부 구간에서는 물이 빠져 통행 제한을 푼 상태다"고 말했다.
부산의 최고 부촌으로 손꼽히는 `마린시티`는 그 이름에 걸맞지 않게 태풍 때면 침수 피해가 잦았다.
2012년 8월 태풍 `볼라벤`때에는 마린시티 일대가 침수되고 보도블록이 100여 장이 파손됐으며, 2011년 8월 태풍 무이파가 지나갈 때는 해안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부서지고, 2003년 태풍 매미때도 지하주차장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마린시티 주민들은 “해일에 무방비해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몇 년째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