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가는 길’, ‘연출-대본-배우’ 미친 3박자의 힘

입력 2016-10-06 07:40  



‘공항가는 길’이 회를 거듭할수록 웰메이드 드라마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우리 드라마는 연출, 대본, 배우의 3박자가 맞는 것 같다”는 KBS2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 팀의 조심스러운 느낌이 입증됐다. 지난 5일 방송된 ‘공항가는 길’ 5회가 더할 나위 없는, 그래서 더욱 가슴이 철렁하고 아련한 60분을 안방극장에 선사한 것이다.

이날 방송은 자신들의 애매모호한 관계성 때문에 고민하는 최수아(김하늘 분), 이상윤(서도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로 공감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줬던 두 사람은, 우연처럼 혹은 운명처럼 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 고민했고, 결국 최수아는 서도우에게 ‘바라지 않기, 만지지 않기, 헤어지지 않기’라는 조건의 ‘삼무사이’ 만남을 제안했다.

새로운 형태의 만남 시작. 여기에 김혜원(장희진 분)이 죽은 딸 애니(박서연 분)와 관련해서 품고 있는 비밀이 무엇일지, 박진석(신성록 분)과 송미진(최여진 분) 사이의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등이 더해지며 안방극장의 궁금증이 치솟고 있다. 한층 깊어지는 감성과 함께, 등장인물들이 풀어나갈 관계의 변화가 ‘공항가는 길’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 돋보였던 것은 연출, 대본, 배우들의 연기력 3박자의 완벽한 어울림이다. 먼저 ‘공항가는 길’만의 감각적인 연출은 5회에서도 빛났다. 가슴이 터질 듯 간당간당한 인물들의 감정선을 오롯이 담아낸 명장면이 또 탄생한 것.

바로 “보고싶다”는 마음에 무작정 비행기에 오른 서도우와, 최수아의 미묘한 접촉이다. 뚫어지게 최수아를 바라보는 서도우의 시선, 와인을 주문하는 서도우의 표정, 당황스러움을 감춘 채 승무원으로서 와인을 따르는 최수아, 잔 속으로 떨어지는 와인과 서로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두 사람의 손가락까지. 화면을 가득 채우는 긴장감은 와인과 최수아의 승무원 의상이 지난 붉은 색채감이 더해지며 안방극장의 숨통을 조여왔다.

일상적이면서도 감성적인 대사 역시 촉촉히 시청자의 마음을 적셔왔다. 이날 최수아는 서도우에게 과거 자신이 애니의 죽음을 목격했음을, 그때 그 아이를 말렸더라면 그 아이가 죽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까라는 죄책감에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서도우라는 사람을 만나며 생긴 감정들이 감당할 수 없다고도 고백했다. 마치 소설책 속 문구처럼, ‘공항가는 길’의 유려하고도 섬세한 대사가 극의 감성을 배가시켰다.

배우들의 표현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하늘은 모호한 관계성에 고민하면서도 흔들리고, 당혹스러워하는 최수아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따라갔다. 이상윤 역시 최수아에게 다가서는 서도우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했다. 진중한 눈빛과 다정한 목소리, 고뇌에 찬 표정 등이 극의 깊이를 더했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장희진의 진폭이 큰 울림, 캐릭터를 완벽하게 담아내며 극의 색깔을 완성시키는 신성록과 최여진까지.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은 것이다.

이처럼 연출, 대본, 배우의 3박자가 딱 맞는 드라마 ‘공항가는 길’. 매회 웰메이드 감성 멜로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는 ‘공항가는 길’이 보여줄 더욱 더 센 감성의 물결들이 기대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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