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의 근거 없는 오승환 징계, 결국 자충수가 되나?

입력 2016-10-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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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도 명분도 없는 KBO의 징계는 결국 자충수가 되는 것일까?

KBO는 6일 내년 3월에 열리는 제4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하 WBC)의 1차 엔트리 50명을 발표했다. 1차 엔트리에는 김현수를 비롯한 이대호-강정호-추신수 등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해외파는 물론 지바 롯데에서 퇴단이 확정된 투수 이대은도 포함되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세인트루이스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은 1차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KIA 타이거즈 소속의 마무리 투수 임창용은 1차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임창용은 KBO의 징계를 다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당연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오승환은 사실상 국가대표에서 강제 은퇴를 시키는 격이 되면서 근거와 명분도 없는 결정이 자충수가 됐음을 시사한다.

오승환 역시 2015년 포스트시즌 기간에 도박 스캔들에 연루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를 넘길 때까지 질질 끌어오던 사건은 2016년 초에 모든 혐의가 밝혀졌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2015시즌 종료 후 당시 소속 구단인 삼성에서 방출된 임창용에 KBO는 72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임창용은 삼성에서 방출된 후, 무적 신분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었지만 그가 도박을 한 시점에 KBO리그 소소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했던 결정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임창용과 상황이 180도 달랐다. 오승환이 도박을 한 시점은 KBO와 전혀 관계가 없었다. 다시 말해서 그 시점이 일본 한신에서 뛰었기에 그의 소속은 KBO리그가 아닌 NPB 소속이었다. 따라서 KBO에서 오승환에 대해서 그 어떤 징계를 내릴 근거나 권리가 없었다. 이는 KBO와 전혀 관계없는 타 리그의 선수였기 때문이다. 오승환에 대해서 옹호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KBO의 징계는 많은 논란이 발생됐다.

KBO의 주장은 만약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오승환은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전 소속 구단이 삼성이 아닌 메이저리그로 진출을 했다. 이는 징계를 내리기 전과 내린 후에도 KBO리그와 전혀 무관한 상황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준다. 결국 WBC 사령탑으로 내정된 후, 오승환을 선발하고 싶어 하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오승환을 발탁하지 않은 것은 KBO의 결정과 오승환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국가대표 구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모든 죄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무조건 오승환을 발탁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애초에 잘못된 결정은 당장은 여론을 잠재우고 본보기가 되는 결정이었지만 KBO는 스스로 결박을 한 꼴이 된 셈이다.

올 시즌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매우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부정적인 시각들을 뒤로 하고 시즌 중반 이후 팀의 마무리, 그것도 메이저리그 팀의 마무리로 활약을 했다. 결국 올 시즌 성과가 있기 때문에 내년 시즌 갑자기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WBC 대표 선수 선발을 계기로 오승환이 더 이상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근거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는 오승환의 뜻과 관계없이 국가대표 강제 은퇴가 된 것이다.

50인 엔트리가 최종 선발은 아니다. 그러나 1차 엔트리부터 오승환을 제외하고도 논란이 많은 가운데 과연 이러한 결정은 합당한 것일까?

오승환이 대표팀에 있어서 우승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의 빈자리는 매우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잘못된 행동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KBO는 책임을 물을 자격도 없었고, 예비 엔트리 임에도 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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