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11년 전 음담패설을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된 방송인 빌리 부시(45)가 결국 방송에서 중도 하차했다.
NBC 방송이 자사 프로그램 `투데이 쇼` 공동 진행자인 부시에게 출연 금지 징계를 내렸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부시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서배너 거스리는 이날 방송에서 "추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NBC 방송이 부시를 출연 금지하기로 했다"고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NBC 방송은 애초 부시를 징계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전날 오후 프로그램에서 내쫓기로 급선회했다. 제작진의 다수를 차지하는 여성 스태프가 불쾌감을 표시한 데다가 당장 부시를 해고하라는 온라인 청원과 비판이 봇물이 터지는 등 여론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미국 방송계는 NBC 방송이 최근 수백만 달러를 주고 계약한 부시를 막심한 손실을 감수하고 징계한 것에 매우 놀라는 분위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사촌으로 정치 명문 `부시 가문`의 일원인 빌리 부시는 연예 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를 진행하던 2005년 10월, 드라마 카메오 출연을 위해 녹화장으로 향하던 트럼프와 버스 안에서 음담패설을 나눈 녹음파일이 7일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대서특필됐다.
트럼프는 당시 부시에게 상스러운 말을 동원해 `액세스 할리우드`를 함께 진행하던 유부녀 낸시 오델(50)을 유혹하려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부시는 동료에게 추파를 던진 트럼프와 농담을 이어갔다.
대선국면에서 트럼프를 최대 위기로 몰아넣은 음담패설 파문의 주역 중 한 명인 부시는 곧바로 성명을 내어 "분명히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우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하고 "그러나 11년 전 일이었고, 나는 어렸고 덜 성숙해서 덩달아 바보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경제전문 방송인 CNN 머니는 방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부시가 다시 투데이 쇼에 출연하기 어렵다고 소개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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