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진심' 입니다.
최근 서울에 오픈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나 분양현장을 가보셨습니까?
남녀노소가 없습니다. 아이들 손 잡고 나온 젊은 부부가 있는가 하면 지금 집을 사서 어쩌시려고 할 정도로 연세가 있는 분들도 보입니다. 정말 집이 필요한 분도 있고 남들이 다 청약하는 데 나도 한번 찔러나 보지 뭐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중에는 일단 당첨만 되면 최소 몇 천만 원 번다는데 줄 서는 것쯤이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제 페친 한 분은 "이제 집값은 상투를 찍었다. 나 같은 사람이 집을 사려고 하는 걸 보면 말이다"라고 자조 섞인 글을 올렸더군요.
그렇습니다. 그야말로 청약광풍입니다. 옆 동네 그 비싼 분양가에 경쟁률이 몇 백대 일인데 우리 아파트 가격 당연히 더 올라야지… 이러니 집을 팔 사람이 없습니다. 여기에 정부는 택지공급 줄여서 앞으로 신규 분양도 줄여나간다고 해 놨으니 그야말로 집 없는 사람은 똥줄이 타는 거고 집 가진 사람은 꽃놀이 패를 든 셈입니다.
정부가 이 청약 과열, 부동산 양극화를 막겠다고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서민들 크지 않은 집 한 채씩 사게 하겠다고 도입한 보금자리론을 실제로 중단하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강남 등 30평형 아파트가 한 채에 15억, 20억 하는 동네인데 서민들 보금자리론을 건드립니다.
동쪽에서 소리 내고 서쪽을 치는 성동격서 작전입니까? 뭐 이런 대책이 있습니까? 언제는 전세 살지 말고 빚 내서 집 한 채씩 사라고 그러더니 이젠 강남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니까 서민들한테 대출을 더 이상 안 해준다는 건 뭔지 모르겠습니다.
9억까지 가능했던 걸 3억까지만, 대출 한도는 5억에서 1억까지만, 기존에 소득 제한도 없던 걸 부부합산 6천 만원까지로 제한을 하겠답니다. 서울에서는 집사지 말라는 거 아닙니까? 3억짜리 집이 어디 있습니까?
강남 아파트 분양권의 30% 이상이 1년도 안돼서 되팔았다고 합니다. 실수요자들이 집사게 하려면 간단하지 않습니까?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던가 아니면 현행 6개월 제한을 늘리면 될 것을 왜 애꿎은 보금자리론을 건드립니까? 어른들 노는 데 애들은 가라는 식입니까?
정부가 정말 부동산 시장의 이상 과열을 막겠다는 진심이 있는 지를 모르겠습니다. 선수들 노는 판, 강남을 잘 못 건드렸다가 아예 판이 깨지지는 않을 까 걱정일 겁니다. 부동산 하나만 살아남아 있는 우리 경제에 이마저도 꺼지면 우리 성장률은 어찌 될 것인지 왜 걱정이 안되겠습니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대책은 정공법을 써야 합니다. 달을 보라고 가리켰더니 달은 쳐다보지 않고 그 손끝만 봐서는 목표를 이룰 수가 없지 않습니까?
우리 경제 성장의 위험 인자로 급증하는 가계 부채를 꼽습니다. 그 가계 부채의 이면에는 우리 가계의 부동산 편중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서울과 수도권, 또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경기 진작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풀고 침체된 시장을 살린 걸 탓하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과열과 그로 인한 후유증을 막겠다면 그에 합당한 대책을 세우고 신속하게 해야 할 겁니다.
이제라도 집을 사겠다고 나선 제 페친의 시도가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 성공의 의미란 사자 마자 대박이 나는 꿈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더 이상 이사 걱정 안하고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데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진심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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