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건설투자 과도…건설업체 일본식 파산 경계해야"

이근형 기자

입력 2016-10-26 12:00  

국내 건설투자가 우리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GDP 대비 건설투자 수준이 이미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권나은 과장 등 세명은 이슈노트 `최근 건설투자 수준의 적정성 평가` 보고서에서 우리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세계 주요국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점진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26일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현재 15% 내외로 8~10% 수준에서 정체 돼 있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높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다른 나라를 크게 웃도는 상황으로, OECD국가 가운데 인구 대비 국토 면적이 넓은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이렇게 투자가 늘고 있는 건설업은 향후 수익성 부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보고서는 주택수요 둔화 전망과 해외건설 부실 위험 등으로 건설업의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기 어렵다고 예상했습니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주요 주택수요층인 35~54세 인구가 2012년부터 감소한 데 이어 생산가능인구도 내년부터 감소할 전망입니다. 2012년 이후 주택수요는 34만호내외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 주택공급은 2015년 46만호에 이어 2016년 52만호의 준공물량이 예상되는 실정입니다.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 1980년대 후반 주요 주택수요층이 줄고 1990년대 초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건설업체의 파산이 급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상업용·주거용 지가가 1991년들어 하락하면서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가 불거짐에따라 정부가 정책금리 인하와 공공투자 확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건설시장 활성화 조치를 적극 추진했습니다. 이에따라 90년대 중반까지 건설투자가 호조를 보였지만, 주택수요층인 35~54세 인구가 감소하고 주택공급 과잉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90년대 후반부터 주택경기가 급락했습니다. 뿐만아니라 체계적인 구조조정이 미루어지면서 건설업체 수익성이 악화되고 은행거래 제한과 파산이 급증하는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해외건설 측면에서도 중동국가 재정위기로 미청구공사금액이 지난해말 11조9,000억원에 달하며 정상범위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해외건설 부실 위험이 건설업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다만 1~2인 가구가 늘고, 멸실주택이 증가하면서 고령화에 따른 주택수요 감소 문제를 약간이나마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건설투자가 그간 높은 수준의 증가세에 힘입어 성숙단계에 도달한 만큼 향후 투자증가폭을 점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실수요와 효율성이 높은 방향으로 신규투자 자원을 집중하고, 신규 건설보다 기존 주택과 SOC시설의 안전 및 유지보수의 비중을 점차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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