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겸 부실 수사와 진범 논란을 불렀던 `삼례 나라슈퍼 3인도 강도치사사건`의 재심에서 누명을 썼던 최대열(37)씨 등 `삼례 3인조`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이모(48·경남)씨가 스스로 진범임을 밝힌 데다 이들의 무죄를 인정할만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이들은 17년 만에 누명을 벗고 전보다 홀가분한 모습으로 전주지법을 나섰다.
최씨는 "오늘 선고에서 무거운 짐을 벗게 됐다. 삼례 사건은 나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장애가 있었던 어린 동생을 돌보지 못했다. 출소한 지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참담했다"며 "살림을 꾸려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앞으로 두 아이를 생각하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겠다. 도와준 가족과 국민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함께 누명을 쓴 임명선(38)씨도 `무죄`라는 어려운 결정을 끌어내기까지 함께 해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임씨는 "지금 이 순간 복역 중에 돌아가신 아버지 장례식장을 지키지 못한 게 사무치도록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가 보셨으면 `고생했다`고 해주셨을 것 같다.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새 출발 하겠다. 고통받는 속에서도 도와준 피해자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인구(37)씨는 고개 숙여 눈물을 흘릴 뿐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이 무죄를 받을 수 있도록 법정에서 결정적 증언을 한 진범 이씨도 입을 열었다.
이씨는 "진실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다시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았으면 좋겠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이 친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 밤 전주 시내 한 가정집에서 삼례 사건 피해자 최성자(51·여)씨를 만나 "그날 일은 모두 잊고 사셨으면 한다"며 사과했다.
삼례 3인조는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께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모(당시 76) 할머니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각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최씨 등은 지난해 3월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며 전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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