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가 오늘부터 자본시장의 꽃인 주식시장을 이끄는 한국거래소의 현황과 경쟁력을 점검하는 기획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독점적 지위에 안주하며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채 글로벌 경쟁 거래소들에 10년은 뒤졌다고 평가받는 한국거래소의 현주소를 살펴보겠습니다.
김치형 기자가 한국거래소가 처한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을 합쳐 글로벌 15위, 일평균 거래대금 11위, 상장기업수 9위.
10위권을 멤도는 한국거래소 글로벌 경쟁력 지표들입니다.
수익성 지표로 보면 국내 유일의 독점거래소인 한국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 심각해 집니다.
2014년 기준으로 싱가폴과 홍콩 등 아시아권 거래소들의 이익지표와 비교해 보면 순이익률은 1/3 수준 밖에 되지 않고 ROE는 1/10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한국거래소는) 지나치게 고립돼 있다. 일단 시장환경을 볼 필요가 있다. 결국은 거래소 산업은 경쟁시스템으로 가야한다. (한국거래소)는 현재의 독점구조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다. 경쟁환경의 도래는 거의 필수적이다. 체질변화가 필요하다."
실제 2000년대 들어서며 글로벌 거래소들은 급변하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지역내 혹은 대륙간 거래소들과 적극적인 합종연횡에 나섰지만 한국거래소는 팔장만 낀채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가 유럽의 대표적인 대체거래시스템 회사인 Euronext를 합병하고 다시 파생상품 거래소인 ICE의 품으로 들어간 것은 물론 홍콩거래소는 린던의 금속거래소(LME)를 인수하는 등 M&A가 활발했습니다.
이런 합종연횡을 활발히 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은 물론 홍콩과 싱가폴, 일본까지 거래소들은 지배구조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상장까지 이뤘습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거래소간 M&A를 통해) 덩치를 키워서 비용을 낮추겠다. 그리고 다각화의 의미도 있다. 지역적 다각화 상품의 다각화를 (M&A를 통해) 추진합니다. "
갈수록 빨라지는 IT기술 변화에 맞춰 시장거래를 독점하기 보다 새로운 매매시스템을 개발한 민간 회사들을 받아들이고 경쟁하며 서비스의 질을 높여 온 것도 글로벌 거래소들의 특징입니다.
ATS라 불리는 대체거래시스템 회사들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활용한 것인데, 미국과 유럽은 이미 이런 대체거래시스템 회사들이 80개가 넘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1년 국내에서 불공정매매 논란을 만들었던 초단타매매 스켈핑 역시 전문가들은 시대변화를 쫓지 못한 거래소의 시스템이 만들어낸 일종의 헤프닝으로 보고 있습니다.
ELW 거래를 하며 남보다 빠른 전용선을 이용한 것이 불공정 시비를 만들었고 12명의 증권사 대표가 기소되고 3년간 소송을 벌였지만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고 파생상품 시장만 불공정 꼬리표가 붙으며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시장관계자들은 이제 글로벌 금융시장은 클릭 한번에 거래할 수 있을 정도로 경계가 사라지고 고도화 돼 있는데 한국거래소의 경쟁력은 여전히 국내 투자자들에게 전화기를 들고 매매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꼴이라고 꼬집습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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