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31일 검찰에 출석했다.
최순실 씨는 미르·K스포츠 재단 사유화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의 소환요청에 따라 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오후 3시께 검은색 에쿠스 차량을 타고 청사에 들어선 최 씨는 얼굴을 감싼 채 검찰의 호위를 받으며 청사 안으로 이동했다.
그는 입장표명을 요청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죄송합니다”라고 울먹이며 조사를 위해 건물 안으로 입장했다.
이날 검찰청사에는 수많은 취재인과 시위를 위해 모인 시민들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의 명품신발 한쪽이 벗겨져 이를 촬영하려는 취재진이 몰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최 씨가 나타나자 “박근혜 하야” “최순실 구속”이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민은 검찰청사에 인분을 투척하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최순실 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 미르·K스포츠 재단 사유화 의혹 ▲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 농단` 의혹 ▲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을 발판 삼아 대기업들에 800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미르재단과·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게 하고, 해당 기금을 사업비로 빼돌려 자신의 딸의 승마 훈련비로 쓰려는 등 사유화하려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최순실 씨 상대로 박 대통령의 연설문, 북한과 비밀 접촉 내용이 담긴 인수위 자료,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일정을 담은 외교부 문건, 국무회의 자료 등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 문건을 대량으로 실제로 받아봤는지 이른바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최순실 씨는 귀국 직후 변호인을 통해 "수사에 적극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겠다. 국민 여러분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일부 개인적으로 도왔을 뿐 국정에 부정하게 개입할 뜻이 없었다면서 법적 책임을 피해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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