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가슴 앓는 기업들...강압모금에 죄인 취급까지

입력 2016-11-01 17:46   수정 2016-11-02 07:07

    동네북 전락한 기업…'위축 불가피'

    울며 겨자먹기 강압 모금

    <앵커>

    최순실 비리 의혹 사건의 불똥이 기업에게도 번지는 분위기입니다.

    사회 공헌이 부도덕한 모금에 동원된 것에 더해 검찰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습니다.

    이주비 기자입니다.

    <기자>

    미르 K스포츠재단 기금 강제 모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기업에게 시작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30일 롯데그룹 정책본부 임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롯데그룹이 지난 5월 K스포츠 재단에 후원금 70억원을 송금했다가 돌려받았는데 이에 대한 경위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어제는 SK그룹의 사회공헌팀 전무가 조사를 받았습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SK그룹에 80억원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삼성과 현대차 등 대기업 16곳이 낸 모금액은 700여억원.

    마지못한 기부로, 돈은 돈대로 내고, 검찰조사까지 받게된 기업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습니다.

    정부 요청에 반기를 들 경우 세무조사나 검찰 수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실제 과거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 자금 모금에 기업들이 강제로 동원되기도 했습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이후 "내라고 하는 게 마음이 편할 거 같아서 냈으나 내기힘들어져도 안낼 수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부도덕한 모금에 동원됐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여론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3분기 주력 기업들의 실적이 급락하는 등 상황에서 정치 이슈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고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주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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