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11일 앞두고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착수에 이어 2001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행한 `사면 스캔들`에 대한 수사기록을 공개해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FBI는 1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1년 임기 마지막 날 각종 비리로 외국에 도피해있던 미국의 억만장자 마크 리치를 사면해 논란이 된 사면 스캔들 수사기록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수사기록은 129쪽 분량으로, 정보공개법에 따른 자료를 공개하기 위한 용도의 FBI 트위터 계정에 게시됐다.
유대계 이민자인 리치는 1970년대 석유 등 무역업으로 부를 쌓아 `석유왕`으로 불렸으나, 1983년 사기와 조세 포탈, 적성국과의 불법 석유 거래 등 수십 가지 비리 혐의가 드러나 기소된 뒤 외국으로 도피해, 스위스에서 영업활동을 했다.
리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01년 임기 마지막 날 사면한 176명에 이름이 포함됐는데, 그의 전 부인 데니스 리치가 민주당과 클린턴도서관, 힐러리 클린턴의 2000년 상원 의원 선거 캠프 등에 후원금을 낸 것과 맞물려 스캔들로 비화했다.
미 법무부는 사면 스캔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결국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불기소 결정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FBI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사면 스캔들 수사기록을 공개하는 이유를 묻는 언론에 즉답하지 않았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CNN은 FBI가 수사기록을 정보공개용 트위터 계정에 게시했다는 점에서 정보공개에 따른 결정인 것으로 추측하면서도, 이 계정은 지난해 10월 이후 불과 이틀 전까지 `휴면`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캠프는 FBI가 지난달 29일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결정에 이어 사흘 만에 또다시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한 소재인 `사면 스캔들` 수사 기록을 공개한 데 대해 FBI의 선거 개입 의도를 의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브라이언 팰런 클린턴 캠프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정보공개법상 소송에 데드라인이 없다지만 뭔가 이상하다"면서 "FBI는 트럼프의 1970년대 흑백 주택 차별에 대한 문서도 게시할 건가"라며 반문했다.
한편,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착수를 결정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민주당과 공화당 일부로부터 선거 개입 비판을 받는 등 곤란한 상황에 처했으며, 연방 특별조사국(OSC)는 선거 개입을 금지한 `해치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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