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장관 전격 교체에 '당혹'··"왜 하필 우리만?"

입력 2016-11-02 16:33  

청와대가 2일 국민안전처 장관 교체를 전격적으로 발표하자 안전처 직원들은 일제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무총리 내정자와 경제부총리 내정자를 발표하면서 장관급 가운데 유일하게 안전처 장관에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내정했기 때문이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책임총리 성격으로 앞으로 내각 구성을 주도할 것이라고 청와대가 설명,후속 개각이 예고됐지만 안전처 직원들은 "왜 안전처만 먼저 바꿔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는 것.



<사진설명=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왼쪽 두 번째)이 지난 9월 8일 세종시 정부2청사 국민안전처에서 열린 세종청사 입주 기념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DB)>

안전처의 한 고위 간부는 "총리 내정자가 추천했다고 하지만 안전처만 먼저 바꾼 것은 안전처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 아니겠냐"며 박인용 현 장관이 경질된 것처럼 비치는 것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예결위의 내년 예산안 심사에 출석하다 청와대 발표 30분 전에야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발표와 거의 같은 시간에 전해 들은 고위 간부들은 교체 배경에 "이유를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안전처 내부에서는 총리 내정자가 혈혈단신으로 내각에 참여하는 것보다 장관 한 명이라도 자기 사람으로 채워야 할 필요성과 안전처가 정부조직법상 총리 산하라는 점 등에 따라 이날 개각을 인정하는 분위기도 있기는 하다.

안전처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경을 해체하고 안전행정부에서 재난안전 분야를 떼어 내는 정부조직 개편으로 2014년 11월 19일 출범한 신생부처.

안전처는 이번 개각으로 19일 출범 2주년 기념식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진데다 9일 예정된 소방의 날 행사도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치러지게 됐다.

매년 11월 9일 열리는 소방의 날 행사에는 관례로 대통령이 참석했고 대통령이 불참하면 국무총리가 참석했는데 올해는 모두 불참을 통보,교체 대상인 박인용 장관만 참석하는 희한한(?) 기념식이 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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